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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원 (재)2028울산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이 15일 울산시청 로비에서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추진상황 대시민 언론 브리핑'을 열고 박람회 주제·컨셉·슬로건·4대 전략·12개 핵심사업 등 청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가 단순한 대형 정원행사를 넘어 산업도시 울산의 정체성을 다시 정의하는 도시전환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핵심은 '회복'이다. 울산은 산업화 과정에서 오염됐던 태화강을 국가정원으로 되살린 경험을 갖고 있다. 이제는 삼산·여천매립장이라는 또 다른 산업화의 흔적을 정원으로 바꾸고, 그 변화 과정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조직위가 15일 공개한 박람회 청사진의 출발점도 바로 이 지점이다.
발표자료에서는 산업근대화 시대의 도시가 '만들다(To Make)'를 중심으로 완성과 생산성을 추구했다면 기후위기 시대의 도시는 '회복하다(To Restore)'를 중심으로 순환과 재생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넥스트 가든'은 이 같은 도시전환을 정원이라는 공간에 담아내겠다는 개념이다.
울산이 국제정원박람회의 개최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도 태화강의 생태복원 경험이다.
한때 '죽음의 강'으로 불렸던 태화강을 연어가 돌아오는 생태하천으로 되살렸고, 이제는 산업폐기물이 쌓였던 삼산·여천매립장을 생태정원으로 바꾸는 두 번째 복원에 나선다.
조직위는 이를 통해 울산이 '짓고 생산하는 도시'에서 '회복하고 순환하는 도시'로 전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박람회 주제인 'NEXT GARDEN' 역시 완성된 정원을 보여주는 기존 박람회 방식과 거리를 둔다.
미래정원은 '생각하는 정원', 예술정원은 '상상하는 정원', 생명정원은 '회복하는 정원'이라는 세 가지 개념으로 구성된다.
미래정원에서는 기후위기와 AI 시대의 새로운 정원관리 방식을 실험한다. 스마트 관수와 생육센서, 관리로봇 등 AI 기술을 실제 정원에 적용하는 'AX 정원 테스트베드'가 대표적이다.
울산이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첨단산업도시라는 점을 오히려 미래정원의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는 셈이다. 산업과 정원이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생태복원을 돕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예술정원에서는 산업의 기술을 생명의 예술로 바꾸는 실험을 한다.
식물과 디지털기술을 결합한 '감각의 정원'을 비롯해 태화강 십리대숲과 산업단지의 불빛을 야간 미디어아트로 연결하는 '태화강 나이트가든', 울산 기업이 참여하는 브랜드가든 등이 주요 콘텐츠다. 발표자료는 이를 "산업의 기술이 생명의 예술이 되는 상상력"으로 설명한다.
생명정원은 삼산·여천매립장의 복원 자체를 콘텐츠로 삼는다.
'매립장 리빙랩'을 통해 토양 오염과 식생 변화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태화강에서 매립장까지 울산의 30년 생태복원 역사를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한 '힐링가든로드'도 조성한다.
완성된 결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염된 땅이 어떻게 살아나는지를 시민들이 직접 지켜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향은 박람회의 4대 전략 가운데 첫 번째인 '과정의 전시'와 맞닿아 있다.
조직위는 박람회 개막 500일 전부터 삼산·여천매립장의 복원 과정과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공개한다. 박람회의 시작을 개막일이 아니라 복원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앞당기는 방식이다.
두 번째 전략은 '시민 조성'이다. 슬로건인 '백만의 손, 하나의 정원'에서 드러나듯 시민을 단순 관람객이 아니라 박람회를 만드는 주체로 끌어들인다.
'울산시민정원사학교'를 통해 기초·심화·전문과정을 운영하고, 수료생들이 실제 정원 조성과 관리에 참여하도록 한다. 조선·자동차·석유화학 근로자와 조경가가 협업하는 '일하는 손의 정원'도 조성한다.
특히 조직위는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시민정원사 조직이 국가정원과 매립장 관리에 참여하는 구조까지 구상하고 있다. 시민참여가 행사용 이벤트로 끝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 전략인 '세계 연결'은 울산의 생태복원 경험을 국제적인 의제로 확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제정원·기후 컨퍼런스를 통해 산업도시의 생태전환 경험을 공유하고 AIPH, 2027 요코하마 국제원예박람회 등과 연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울산선언'을 통해 오염된 산업부지와 도시를 정원으로 되살리는 새로운 도시모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 전략은 '100년 유산'이다. 대규모 국제행사가 끝난 뒤 시설만 남거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처음부터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조직위는 폐막일을 '정원도시 울산 창립일'로 삼고 포스트 엑스포 계획을 미리 준비한다. 태화강 야간 미디어아트를 연례 축제로 만들고 어린이 자연놀이터는 상설 문화공간으로 남긴다. 매립장 일대는 AX 스마트정원 기술과 정원산업 실증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결국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의 성패는 얼마나 화려한 정원을 만드느냐보다 '울산만의 이야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태화강 복원과 폐매립장 재생이라는 울산의 실제 경험,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을 일군 산업기술, 시민들의 노동과 참여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할 수 있다면 다른 정원박람회와 차별화될 수 있다.
반대로 일회성 볼거리와 시설 조성에 머문다면 '넥스트 가든'이라는 주제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울산이 기후위기 시대에는 '회복하는 도시'의 모델이 될 수 있는가.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정원 하나를 만드는 사업을 넘어 울산의 다음 도시 정체성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박인섭기자 inseob8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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