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차량 공유 서비스를 넘어 자율주행 플랫폼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 도로를 달리는 2만5000여대 공유 차량의 주행 데이터를 자산 삼아 미·중 중심의 자율주행 시장에서 얼마 남지 않은 골든타임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14일 서울 성수동 쏘카 사무실에서 장혁 미래이동TF장이 TF의 1분기 성과를 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사진 쏘카
쏘카는 14일 오후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자율주행 등 미래이동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이동TF’의 1분기 성과를 공개했다. 미래이동TF는 지난 1월 박재욱 쏘카 대표 직속으로 꾸려진 팀으로 TF장은 장혁 쏘카 스태프 유닛장이, 개발총괄은 이정행 전 토스페이먼츠 상품 총괄이 맡고 있다. 이 개발총괄은 6년 전 쏘카의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기술 기반을 구축한 인물로 지난 1월 쏘카에 다시 합류했다.
이날 쏘카는 약 2만5000대 카셰어링 플릿(함대)을 기반으로 자체 구축한 자율주행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처음 공개했다. 쏘카에 따르면 쏘카의 커넥티드카 2만5000대는 하루 평균 110만㎞를 주행하고, 이를 통해 연간 1740만 시간의 실주행 영상과 차량의 미세한 움직임을 기록한 ‘에고모션(Egomotion)’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22만 건의 사고 데이터도 보유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패러다임은 하나의 AI 모델이 데이터 학습부터 판단까지 처리하는 E2E(End-to-End)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쏘카는 경쟁력의 해자가 ‘양질의 데이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장혁 TF장은 “쏘카가 다년 간 수집한 사고 데이터는 자율주행 모델이 상상하지 못하는(Unknown unknowns) 진짜 돌발 상황들로 모델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필수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수집한 원천 데이터는 익명화 및 시간 동기화, 시각 언어 모델(VLM)을 활용한 라벨링 작업 등을 거쳐 AI 학습에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가공했다.
쏘카 측은 대규모 차량을 보유하고, 이 모든 차량의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며, 데이터를 중앙 시스템에서 관리하는 파이프라인을 갖춘 곳은 전 세계적으로 테슬라와 쏘카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향후에는 라이다와 카메라 7대, GPS(위성항법시스템)·IMU(관성측정장치)를 탑재한 고해상도 데이터 수집 차량을 제작, 1000대까지 확대해 전국에 배포할 방침이다. 이렇게 갖춘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카셰어링 및 라이드헤일링(호출형 승차공유 서비스) 서비스 사업자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기술 공개는 쏘카의 리더십 재편과 맞물려 있다. 올해 6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본업인 카셰어링 사업 경쟁력 재고에 힘쓰고 있고, 박 대표는 자율주행·로보택시 등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쏘카는 미국에선 구글 웨이모, 중국에선 바이두 아폴로고 등이 공격적으로 자율주행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골든타임을 약 3년으로 내다봤다. 이정행 개발총괄은 “쏘카의 목표는 B2C 플랫폼으로 자율주행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 라인업을 갖추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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