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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열풍이 불러온 전력 수요 폭증과 노후화된 글로벌 전력망 교체 주기가 맞물리며 17일 전기장비 업종이 뜨거운 상승 랠리를 펼쳤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시장의 변압기 및 전선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대형주들이 실적 퀀텀 점프를 예고하며 업종 전체의 투심을 자극했다. 전력 기기 산업이 과거의 내수 중심 구조를 탈피해 전 세계적인 '에너지 인프라' 핵심 산업으로 재평가받는 모습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발전기 및 전력 변환 장치 전문 기업인 썬테크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 수혜 기대감에 이날 15% 폭등한 529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에 안착했다.
전력 기기 소부장 분야의 강자인 보성파워텍은 현재 4.71% 상승한 1만 2660원을 기록했으며, 스마트 홈 분전반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술을 보유한 제일일렉트릭 또한 4%대 강세를 나타냈다. 특수 변압기 및 전력 솔루션의 이비테크 역시 견조한 상승 흐름을 타며 장을 마쳤다.
글로벌 전력 기기 시장을 선도하는 대형주들은 사상 최고가 수준의 주가를 형성하며 업종의 대장주 위엄을 과시했다. 전력 시스템 분야의 LS ELECTRIC은 북미 초고압 변압기 시장 진출 가속화 소식에 3.96% 오른 76만 2000원에 마감했다.
배전 변압기 분야의 강자 HD현대일렉트릭은 전일 대비 2.87% 상승한 93만 1000원을 기록하며 100만 원 선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전력망의 혈관 역할을 하는 전선 및 케이블 종목들도 고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해저 케이블 및 초고압 전선 분야의 가온전선은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 확대에 힘입어 5.15% 상승 마감했다. 국내 최대 전선 제조사인 대한전선과 우선주인 대원전선우는 미국 전력망 교체 사업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분류되며 나란히 상승했다. 글로벌 수주 잔고를 쌓아가는 일진전기 역시 수출 확대 기대감에 오름세를 나타냈다.
기술 특화형 중소형주들도 전력 인프라 확충의 온기를 나누었다. 비상발전 시스템 전문 기업인 지엔씨에너지와 변압기 핵심 부품인 코어를 생산하는 산일전기는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수요가 늘어나며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공선용 금구류를 생산하는 제룡산업과 전력 설비 부품 제조사 세명전기는 신규 전력망 건설 확대 소식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마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초고압 변압기 경쟁력을 인정받는 효성중공업은 해외 공장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1.15% 상승한 254만 6000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충전 솔루션의 SK시그넷과 전력 제어 기기 분야의 키스트론, 정밀 기계 부품의 위너스도 테마 전반의 호조 속에 강세를 보였다. 꿈의 전력 전송 기술로 불리는 초전도 케이블의 서남과 배전반 및 제어반 전문 서전기전 또한 소폭 오름세를 유지하며 장을 마쳤다.
반면,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일부 종목은 하락세를 보였다. 변압기 전문 기업으로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던 제룡전기는 소폭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해외 전력 사업 비중이 높은 LS에코에너지 역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투자 업계는 전기장비 업종이 '슈퍼 사이클'의 초입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사 인프라 담당 연구원은 "미국 전력망의 70% 이상이 25년을 넘긴 노후 설비인 데다,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전력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쇼티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협상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라고 말했다.
서용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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