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 환율 변동성 확대
기준금리 판단은 물가 압력 우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1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동욱 기자 fufus@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과도한 환율 상승에 대해 필요시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동 전쟁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외환시장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추가경정예산은 물가를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p) 끌어올리는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 후보자는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과도한 환율 상승에 필요시 적절히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과도한 환율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내수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 압력의 배경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신 후보자는 “우리나라 대외건전성이 강건하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자금도 유입되고 있어 중동 전쟁이 잘 수습된다면 환율 상승 압력도 완화될 것”이라며 “최근 환율이 1480원대로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중동 전쟁 이후 상승 폭이 여타 통화에 비해 컸고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만큼 앞으로도 외환시장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외환보유액 감소와 관련한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최근 들어 외환보유액이 일부 감소한 것을 위기 신호로 볼 수는 없다”며 “현물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및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증감 등의 영향을 받은 데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등으로 일시적으로 감소한 데 기인했다. 현재 외환보유액은 대외충격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데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재정 정책과 관련해서는 추경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 후보자는 “추가경정예산이 올해 성장률을 0.2%p 정도 상승시킬 것으로 추정한다”며 “최근 중동전쟁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과 성장의 하방 압력이 동시에 확대되고 취약부문의 어려움도 가중된 상황에서 추경이 이런 충격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가 영향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그는 “현재 수요자 측 물가 압력이 크지않은 가운데 추경이 에너지 가격 상승 억제, 취약 가계·수출기업에 대한 표적화된 지원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요 측에서 추가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추경이 시중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추경 재원은 적자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민간자금이 납세자로부터 정부지출 대상자로 재분배되는 것이어서 통화량에 대해서는 중립적”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장기 재정 여건에 대해서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중장기 시계에서 성장 잠재력이 하락하면서 세입 기반이 기조적으로 약화하는 가운데 저출생·고령화로 재정지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정건전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물가를 핵심 변수로 제시했다. 신 후보자는 “중동 전쟁 이후 확대된 물가 상승 압력”이라며 “성장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정부의 추경이 어느 정도 완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중동전쟁이 잘 수습되지 않고 장기화하는 경우에는 상승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근원물가와 인플레이션 기대에도 점차 영향이 파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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