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가 1일 열린 '메디파나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연사로 나와 'VC 입장에서 보는 신약개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메디파나뉴스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제약사들이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파트너를 찾을 때, 벤처캐피탈(VC)들이 일종의 연결자 역할을 할 수 있다. 각자의 니즈에 맞는 기업을 찾아 같이 투자를 하기도 하고, VC 혹은 제약사가 투자한 후 이어 투자를 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1일 'K제약바이오의 미래 경쟁력, '혁신의 이어달리기'에서 찾다'라는 주제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층 강당에서 개최된 '메디파나뉴스 창간 20주년 심포지엄'에서 연자로 참여해 이같이 밝혔다.
이제 모든 산업은 다양하게 융합하고, 협력하는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 또한 여러 스타트업과 기업 간 협력을 통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다만 여전히 스타트업 등 기업 현장에서는 '투자가 안 돼 너무 어렵다', '너무 힘들다'고 토로하거나, '왜 한국의 바이오 산업은 맨날 뜬다고 하는데 뜨지를 않느냐'며 국내 제약 바이오 시장의 지지부진한 성장세에 대한 볼멘소리들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서로의 니즈가 맞는 기업을 찾아 계속해서 투자가 이어질 수 있도록 더 많은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해본다면 그 안에서도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신약개발 혁신 이어달리기, VC를 활용해야
이날 'VC 입장에서 보는 신약개발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황만순 대표는 "10대, 20대 연인을 처음 만나 손을 잡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꾸준히 접근하다보면 혁신의 이어달리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적자 기업은 상장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도입되면서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며 "지금도 어려움은 있지만, 산업은 분명히 성장해왔다.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과거 대비 개선된 점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자본 흐름에 대해 고민하다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VC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VC가 일종의 '연결자', '연결 플랫폼'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VC가 중간 설계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최근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VC를 통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AI 기업과 바이오텍의 협업이나, 제약사와 빅테크 기업의 공동개발, 이종산업 간 기술 연결 등을 통해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일례로 호주 바이오텍 투자 과정에서 국내 기업과 공동 투자 구조를 설계하고, 우선협상권을 부여한 사례 등을 언급하며 VC를 통한 연결이 산업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제시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가 메디파나뉴스 20주년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메디파나뉴스
현명한 신약개발 자금 운용, VC가 '답'
VC는 단순히 연결에서 그치지 않고, 자금적 측면에서 효과적인 신약개발 전략을 구축하는 데도 역할을 할 수 있다.
황 대표는 VC가 신약개발을 '자본'의 관점에서 본다고 설명하며 "연구자들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우아하게 연구나 임상 내용을 발표하거나 사업개발(BD)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회사를 운영하려면 자본의 관점에서 팔로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전임상부터 임상 각 단계에 얼마의 비용이 들어가는지 계산해 회사가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 가정이 되면 그때 투자를 시작하고, 언제 IPO를 할 것인지, 정부 연구비를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지 그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는 이러한 과정을 VC와 함께 한다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황 대표는 "지금은 큰 물결이 오고 있는 시기다. 이 흐름에 올라타야 글로벌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가 이 기회에 올라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연결자'로서 바라본 정책 변화 필요성
이외에도 황 대표는 산업 내 '연결자'로서 갖는 시각을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전략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우선 이날 심포지엄에서 Q&A 진행 순서까지 남아있는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향해 '연구개발을 많이 할수록 관리종목으로 가게 되는 시장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안했다.
또 최근 정부의 바이오 인력이 확충된 것에 대해 방향성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중요한 것은 인력의 숫자가 아니라, 해당 인력들이 산업을 가속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법 차손 문제도 언급했다. 연구개발을 많이 하면 할수록 관리종목으로 가게 되는 악순환을 끊으려면, 정부에서 해당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바이오 산업이 공매도에 가장 취약한 산업인 만큼, 기업 가치가 충분히 형성될 때까지는 일정부분 공매도를 제한하고, 코스닥 활성화를 통해 자금조달 채널 확보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 대표는 "VC와의 미팅에서 IR deck 대신 BD deck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 대상 자료와 사업개발 자료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가가 안 오른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IR은 2~3년 장기 전략으로 꾸준히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며 "IR 전략에도 굉장히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는 내부 전문가가 부족한 스타트업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도록 제약사와 스타트업간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과거 대기업이 사회공헌 형태로 전문가를 지원했던 것처럼, 제약사가 보유한 전문가를 스타트업이나 바이오텍을 위한 멘토링 등의 형태로 제공하고, 정부도 지원에 동참하면 성장을 뒷받침 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을 직접 경험하지 않아 생기는 막연한 불안감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한국을 방문하게 해 시장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도 조언했다.
또한 해외 VC 출자 구조를 활용해 일정 수준 한국 투자에 대한 의무를 부여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혁신은 단발성 기술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지속적인 접촉과 신뢰 구축이 결국 글로벌 협력과 투자로 이어진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연결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핵심 플레이어로서 VC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