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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뇨엔 창종90주년] 자비로 빚은 '이타'의 역사

그는 "생성 AI의 시대일수록 인간의 깊은 정신 영역에 대한 종교인의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며 사회공헌 활동 확대와 타 종교와의 교류를 통해 '융화 세계'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신뇨엔 창종90주년] 자비로 빚은 '이타'의 역사

신뇨엔, 사회에 행복을② 사회공헌

신뇨엔은 11개 공익재단을 설립하며 교육, 학술,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문화분야에서 전통문화를 재해석한 의식을 대중화하여 공헌하고 있다.

종교의 진정한 가치는 담장 안의 기도가 담장 밖의 실천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증명된다. 창종 90주년을 맞은 신뇨엔(眞如苑)의 역사가 유독 빛나는 이유는 전 세계 100만이라는 교세의 확장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지난 90년간 묵묵히 걸어온 헌신적인 ‘사회공헌’의 족적 때문이다.

신뇨엔에게 사회공헌은 단순한 자선(Charity)이나 기부 활동이 아니다. 그것은 도량에서 닦은 지혜와 자비의 수행 정신을 사회라는 거대한 현장에 구현하는 ‘실천적 보살도’이자, 타인의 구제를 통해 나의 수행을 완성하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결정체다. 재난 현장의 긴박한 구호부터 청년 예술가의 꿈을 지키는 문화 후원까지, 인류의 행복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신뇨엔의 사회공헌 활동을 조명한다.

재난 구호단인 SeRV 통한 직접 구호 활동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재난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SeRV’

신뇨엔의 사회공헌은 ‘행동’으로 정의된다. 그 중심에는 신뇨엔 청년회와 신도들로 구성된 재난 구호단 ‘SeRV(Shinnyo-en Relief Volunteers)’가 있다.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 당시,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 것이야말로 종교인의 사명”이라는 가르침 아래 결성된 SeRV는 지난 30여 년간 재해 현장이라면 국경을 가리지 않고 가장 먼저 달려가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SeRV의 활동은 지혜의 등불이다. 재난이라는 어둡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 누구보다 신속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움직이며,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삶의 의지라는 불씨를 지피기 때문이다. 동일본 대지진, 구마모토 지진, 노토반도 지진 등 일본 내 대형 재해는 물론, 세계 각지의 참사 현장에서 SeRV 단원들이 입은 주황색 조끼는 이제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이들의 봉사가 특별한 점은 단순히 구호 물품을 전달하거나 무너진 잔해를 치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SeRV 단원들은 피해 주민들의 손을 잡고 그들의 아픔을 묵묵히 들어주는 ‘경청과 공감’을 최우선으로 한다. 물질적 복구보다 마음의 복구가 더 중요하다는 신념, 즉 ‘손발을 움직여 땀 흘리는 보시’를 통해 상처 입은 마음에 지혜의 등불을 밝히는 것이 SeRV 활동의 본질이다.

신뇨엔의 사회공헌은 매년 하와이와 일본 야마나시현 등에서 진행되는 ‘등롱 띄우기’ 행사로 문화축제로 승화된다.

경계를 허물고 평화를 띄우는 ‘등롱 띄우기’

신뇨엔의 사회공헌은 열정적인 구호 활동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평화 활동 또한 그들의 중요한 축이다. 자비로움이 마치 물처럼 유연하고 넓게 퍼지며 전 세계를 감싸 안는다. 대표적인 것이 매년 하와이와 일본 야마나시현에서 거행되는 ‘등롱 띄우기’ 행사다.

어두운 밤, 잔잔한 물 위에 수만 개의 등불을 띄우는 이 장엄한 의식은 본래 일본 전통의식에서 비롯되었다. 한국의 수륙재처럼 일본에서는 등롱을 물에 띄우며 뭇생명의 평화를 발원한다. 물은 모든 경계를 허물고 흐르며, 더러움을 씻어내는 정화의 힘을 가진다. 등롱 띄우기는 종교와 인종, 국적과 이념의 벽을 넘어 전 세계인이 참여하는 평화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에는 하와이 진주만 공습을 참회하는 의미로 신뇨엔이 홀로룰루 해변에서 등롱 축제를 연다. 여기에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한다.

참가자들은 전쟁과 기아, 재해로 희생된 영가들을 위로하고, 살아있는 이들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등불에 담아 물에 띄워 보낸다. 이토 신죠 원주는 “물 위에 뜬 하나의 등불은 작지만, 그 빛들이 모이면 어둠을 몰아내는 거대한 광명이 된다”며 “이 자비의 물결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진정한 평화(World Peace)를 이루기를 서원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는 불교의 자비 사상이 현대적 문화 코드를 통해 인류 보편의 가치로 승화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2025년 기요사토 사진미술관 3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식 모습. 신뇨엔이 건립한 기요사토 사진미술관은 전 세계 청년 예술가들의 꿈을 지키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왔으며 여기에는 이토 신죠 개조의 예술 진흥과 인재 양성에 대한 가르침이 있었다.

끊임없는 인재불사, 문화 후원 눈길

‘기요사토 사진미술관’을 통한 청년 후원은 신뇨엔의 인간 정신문화를 살찌운 예술 후원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사진’을 매개로 한 30년간의 지속적인 후원은 독보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1995년 일본 야마나시현의 숲속에 문을 연 ‘기요사토 사진미술관(K-MoPA)’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전 세계 청년 예술가들의 꿈을 지키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왔다.

개조 이토 신조는 생전 “사진은 있는 그대로의 진실(眞如)을 비추는 거울”이라며 사진 예술에 깊은 애정과 철학을 가졌다. 그의 유지를 받들어 설립된 이 미술관은 ‘영 포트폴리오(Young Portfolio)’라는 독창적인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35세 이하의 전 세계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공모하여 구입·소장하는 프로그램이다.

왜 하필 ‘청년’인가? 이에 대해 신뇨엔은 “예술가의 20~30대는 가장 열정이 뜨겁고 창의력이 빛나는 시기이지만, 동시에 경제적으로 가장 불안한 시기”라며 “젊은 날의 타오르는 예술혼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꺾이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야말로 종교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상업적 가치나 명성이 아닌, 오직 작가의 가능성과 열정만을 보고 작품을 구매해 영구 보존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30년간 수천 명의 무명 사진가가 빛을 보았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불성(佛性)이 있다’는 신뇨엔의 인간 존중 사상이 ‘예술가 후원’이라는 문화적 보시로 구현된 것이다.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는 것이 곧 미래의 희망을 키우는 일임을 신뇨엔은 증명하고 있다.

신뇨엔의 자비행은 수행정신과 맞닿아있다. 스스로 나서서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 자기희사하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공덕임을 설한다. 어디에서나 청소를 하는 신뇨엔 신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삼륜청정(三輪淸淨) 보시, 지속가능 미래 열다

신뇨엔의 모든 나눔 활동을 관통하는 철학은 ‘삼륜청정’이다. 주는 자(施者), 받는 자(受者), 그리고 주는 물건(施物) 이 세 가지가 모두 청정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뇨엔은 11개의 공익 재단을 설립하여 교육, 학술,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오지 학교 건립, 아프리카의 우물 파기 및 식수 지원 사업, 그리고 전 세계 소외 계층 청소년을 위한 장학 사업은 신뇨엔의 시선이 ‘현재의 구제’를 넘어 ‘미래의 자립’에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세계에서 구호 활동과 함께 장학, 자립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단순히 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빵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터전을 제공함으로써 수혜자가 자립하여 또 다른 나눔의 주체가 되도록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오우메 숲 환경보전 프로젝트’를 통해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활동은 기후 위기 시대에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나의 수행이 이웃의 행복이 되고, 그 행복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만드는 ‘자비의 선순환’. 신뇨엔이 지난 90년간 묵묵히 걸어온 길이자, 앞으로 100년을 향해 걸어갈 ‘사회에 행복을’ 전하는 길이다. 이타의 실천이 곧 나의 행복임을 믿는 신뇨엔 교도들의 아름다운 땀방울이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미래 100년 향한 발걸음 박차

창종 90주년을 넘어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신뇨엔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하다. 2013년, 이토 신죠 원주에 의해 차기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토리카에 다카시(鳥飼尙之) 후계자의 행보는 신뇨엔의 미래 비전을 짐작게 한다.

도쿄대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약학박사 출신인 그는 과학자로서의 이성과 종교인으로서의 영성을 겸비한 인물이다. 1981년 입교 후 개조의 인품에 이끌려 수행의 길에 들어선 그는, 교단의 핵심 가치인 ‘진여’와 ‘이타’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공익성과 투명성을 강조한다.

토리카에 후계자는 “전통은 계승하되 혁신은 멈추지 않는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철학을 바탕으로 교단을 이끌고 있다. 그는 “생성 AI의 시대일수록 인간의 깊은 정신 영역에 대한 종교인의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며 사회공헌 활동 확대와 타 종교와의 교류를 통해 ‘융화 세계’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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