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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시민 생애 주기·하루 동선 따라 ‘더 나은 내일’ 만든다

대구의 도시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 대형 개발사업과 같은 ‘성장 지표’가 도시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였다.

시민 생애 주기·하루 동선 따라 ‘더 나은 내일’ 만든다

일자리부터 돌봄·교통·의료·여가까지 ‘살고싶은 대구’로

미래산업 중심 창업 생태계 강화

첨복단지, 창업 전주기 지원 체계

소득-소비-주거-교육 ‘선순환’

출산·보육 따른 소득 공백 지원

365일 24시간 돌봄센터도 추진

집에서 병원·학교·시장 ‘30분’

달빛철도, 광주 1시간대 생활권

AI 응급의료 이송체계도 구축

소아·산모·중증응급 공공성 강화

민선9기 추경호 대구시장의 ‘변화와 성장, 더 나은 내일’ 구상은 일자리부터 돌봄·교통·의료·여가까지 시민들이 ‘살고싶은 대구’로 변화를 체감하는 생활정책으로 변화다. 사진은 지난 8월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배식 봉사하는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의 도시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 대형 개발사업과 같은 ‘성장 지표’가 도시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였다. 그러나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면서 시민이 실제 생활 속에서 느끼는 편리함과 안전, 돌봄, 일자리, 여가의 질이 도시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선9기 대구시의 슬로건 역시 이 같은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자리가 있어야 정착할 수 있고, 청년이 머물러야 도시의 미래가 있으며,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어야 가족이 살아갈 수 있다. 가까운 곳에서 병원과 학교, 시장을 이용하고, 응급상황에서도 안심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일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장애인과 다문화가족 등 사회적 약자도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대구시의 관련 구상은 △일자리가 곧 복지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30분 안에 병원·학교·시장 △아플 때 안심하는 도시 △나이 들어도 살고 싶은 도시 △취약계층도 함께 사는 도시 △걷고 쉬고 즐기는 도시 △시민이 체감 가능한 성과로 압축된다.

결국 ‘변화와 성장, 더 나은 내일’은 하나의 대형 프로젝트가 아니라 시민의 생애주기와 하루의 동선을 따라 ‘살고싶은 대구’로 바꾸는 생활정책이다.

◇일자리가 곧 복지…‘먹고살 수 있는 도시’가 출발점

‘살고싶은 대구’의 첫 번째 조건은 일자리다. 대구의 2026년 7월 고용지표를 보면 15세 이상 인구는 209만7천명, 경제활동인구는 126만명이다. 고용률은 58.6%로 나타났으며 취업자는 122만8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만7천명 늘었다. 실업자는 3만2천명으로 전년보다 5천명 감소했고 실업률은 2.5%로 집계됐다.

하지만 양적 고용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대구의 산업별 취업자를 보면 서비스업이 지역 고용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6년 7월 대구 광공업 취업자는 21만8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9천명 감소했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및 기타 분야 취업자는 54만6천명으로 1만4천명 증가했다. 전기·운수·통신·금융업도 14만1천명으로 1만명 증가했다. 이는 대구 경제가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 산업구조에서 미래산업과 서비스업이 결합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과제를 보여준다.

민선9기는 이를 위해 AI·SW, 의료·바이오, 로봇·모빌리티 등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창업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동대구벤처밸리와 수성알파시티를 AI·SW 창업거점으로 연결하고, 성서산단·제3산단·테크노폴리스를 로봇·모빌리티 제조창업 거점으로 육성한다. 첨단의료복합단지에는 의료·바이오 창업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미래 신성장펀드 1조원’ 조성 계획이다. 2026~2030년 24개 펀드, 총 1조원 규모로 조성해 AI, 로봇, 모빌리티, 반도체, 의료·바이오 분야 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벤처투자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얼마를 투자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일자리로 연결됐느냐’다. 창업기업 수, 투자금액뿐 아니라 지역 내 고용 증가, 청년 정착률, 기업의 매출 성장, 수도권 이전 감소 등을 성과지표로 관리해야 한다.

대구의 살기좋은 도시 전략은 결국 기업을 유치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기업이 사람을 뽑고, 청년이 지역에서 경력을 쌓고, 그 소득이 지역 소비와 주거·교육·문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출산을 넘어 ‘육아의 일상’을 지원

저출생 시대를 맞아 민선9기 대구시는 난임부부 지원 확대를 비롯해 긴급·일시보육, 출산에 따른 소득공백 지원 등을 추진한다. 난임시술비 지원은 대구시 모든 난임부부를 대상으로 시술비 지원횟수 제한을 폐지 확대하고, 체외·인공수정 시술비 본인부담금을 전국 최대 170만원까지 지원한다. 사업은 2026년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2027년부터는 6개월~7세 이하 취학 전 영유아를 대상으로 주말과 공휴일 등 긴급·일시 보육을 제공하는 365일 24시간 돌봄센터도 추진된다. 1인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남성에게는 배우자 출산으로 10일 이상 업무를 중단한 경우 출산당 50만원을 지원한다.

이는 저출생 문제를 단순히 출산 장려금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은 뒤 부모가 겪는 현실적인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여기에 주거, 교육, 교통, 일자리까지 결합해 아이를 낳고도 직장을 유지할 수 있고, 출퇴근과 등하교가 편하며,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에도 대응할 수 있는 ‘아이 키우기 좋은 대구’로 전환이다.

◇‘30분 생활권’…멀리 가지 않아도 기본서비스 누리는 도시

살기좋은 도시의 또 다른 조건은 집에서 병원까지, 학교까지, 시장까지 30분 안에 접근할 수 있는 생활권을 구축해 시민의 일상을 직접 바꾸는 것이다.

달빛철도를 통해 대구와 광주를 1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고, 대구경북 광역철도와 대구-군위 고속도로 등을 통해 광역생활권을 넓힌다. 도시철도 4호선은 시민·전문가 숙의과정을 거쳐 차량시스템 등을 검증한 뒤 사업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어르신 교통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시철도 무임 대상 연령을 현재 68세에서 만 65세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시내버스는 현행 계획에 따라 2028년 만 70세 이상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교통약자를 위한 나드리콜도 휠체어·비휠체어 고객의 분리배차와 운전원 추가 투입, 차량 증차와 노후 차량 교체 등을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 현재 나드리콜은 554대가 운행되고 있으며 대구뿐 아니라 경북 전역과 경남 창녕까지 운행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플 때 안심하는 도시…응급의료에 AI를 입힌다

건강과 의료는 시민이 도시의 수준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분야다.

대구시는 환자 발생부터 최종 치료까지 구급대와 의료기관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환자 상태와 병상·의료진 정보를 연계해 적절한 병원을 신속하게 선정하는 AI 응급의료 이송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6년 하반기에는 5G 구급차 30대에 장비를 구축하고, 9월부터 응급의료기관과 소방이 참여하는 AI 플랫폼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2027년에는 추가로 33대의 5G 구급차를 구축하고, 2029년 2월부터 대구시 전역에 플랫폼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위해 2027년 상반기 중증모자의료센터 1개소를 지정하고 신생아 집중치료실 병상을 확충하며, 산모 전원 정보를 시스템으로 공유해 여러 병원에 동시에 의뢰할 수 있는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대구시는 AI 응급의료체계와 함께 지역 병원 간 협력, 필수의료 인력 확보, 소아·산모·중증응급 등 취약 분야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다.

◇걷고 쉬고 즐기는 도시…도시의 강과 하천을 시민의 일상으로

시민이 집 가까이에서 걷고, 쉬고, 운동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 제공을 위해 금호강과 낙동강, 신천을 중심으로 수변공간을 시민의 일상형 공간으로 바꾸는 계획을 추진한다.

2026~2030년 대구권역 41.6㎞를 대상으로 안심습지, 디아크, 동촌유원지, 하중도, 금호워터프론트 등 5대 거점을 중심으로 친수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등 금호강 명품하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수변레저와 문화공간, 두물머리 거점 활성화, 이상기후 대응, AI를 활용한 하천관리 등 4대 전략사업을 결합한다. 총사업비는 2천806억원이다.

낙동강도 2026~2035년 58㎞ 구간을 대상으로 스포츠·레저 복합공간과 수변문화·관광 활성화, 탄소중립과 자연성 회복을 함께 추진해 수변공간을 조성해 지역의 새로운 생활·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신천도 2026~2029년 특화거점 조성, 보행환경 개선, 문화·관광 콘텐츠 강화, 환경정비를 추진한다. 시민이 출근 전 신천을 걷고, 주말에는 가족과 금호강을 찾으며, 아이들이 자연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공원’을 만드는 것이다.

◇‘성장하는 대구’에서 ‘살고 싶은 대구’로

대구는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산업구조는 바뀌고 있고, 청년 유출과 저출생·고령화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문제도 여전히 크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더 큰 도시’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민이 일자리를 찾고, 청년이 미래를 설계하고, 아이를 안심하고 키우며, 가까운 곳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고, 어르신이 활기차게 생활하고, 장애인과 이주배경 주민이 지역사회에서 동등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도시가 돼야 한다.

민선9기의 ‘변화와 성장, 더 나은 내일’ 전략은 결국 ‘대구에서 살아도 괜찮다’는 확신을 시민에게 주는 것이다. 기업이 들어오면 일자리가 늘고, 일자리가 늘면 청년이 정착하고, 청년이 정착하면 아이를 낳고 키울 기반이 생긴다. 교통망이 좋아지면 생활권이 넓어지고, 의료와 돌봄이 촘촘해지면 고령사회에서도 안심할 수 있다. 강과 하천이 시민의 일상으로 돌아오면 도시의 삶의 질도 높아진다.

대구가 다시 성장하는 도시를 넘어 ‘사람이 머물고 싶은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민선9기의 정책 성과는 결국 시민의 하루가 얼마나 달라졌는지에 의해 평가받게 될 것이다.

이곤영기자 young196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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