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지역 경찰청, 생활권 50㎞ 내외
“전남청만 최대 180㎞ 이동” 주장
전국경찰직협, 전남청 앞서 집회
경찰 “생활권 고려해 개선할 방침”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29일 오전 전남경찰청 앞에서 전남경찰청의 경감 이하 강제 순환근무 제도 폐지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제공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전남경찰청의 경감 이하 강제 순환근무 제도 폐지와 개선을 촉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직협은 전남경찰청의 경감 이하 순환근무가 생활권을 벗어난 장거리 전보를 반복해 직원들의 생존권과 전문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전남경찰청 정문 앞에서 ‘경감 이하 순환근무 폐지 촉구’ 집회를 이어간다. 직협은 경감 이하 승진자 강제 순환근무 폐지, 장거리 무보직 인사 관행 개선, 직원 의견을 반영한 인사제도 마련 등을 요구했다.
현행 경찰 인사제도는 ‘경찰공무원법’과 ‘경찰공무원 인사운영 규칙’ 등에 따라 조직 운영상 필요에 따라 순환보직과 전보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감 승진자는 조직 균형과 인력 운영, 다양한 현장 경험 축적 등을 위해 시·도경찰청 단위 순환인사 대상이 된다. 다만 장거리 전보에 따른 생활권 침해와 가족 분리, 전문성 단절, 인사 형평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서주민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전남본부장은 무등일보와의 통화에서 “순환근무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권을 벗어난 장거리 순환인사가 문제”라며 “전남 22개 경찰서 가운데 광주와 인접한 중부권 7개 경찰서 직원들에게만 편도 최대 180㎞에 달하는 장거리 발령이 반복되고 있다. 다른 시·도경찰청은 생활권 50㎞를 고려한 인사를 운영하는 반면 전남청은 장거리 순환인사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주장했다.
서 본부장은 “장성·담양·나주·화순·함평·영광·곡성 등 광주 인근 경찰서 직원들이 완도나 진도 등 원거리 경찰서로 발령돼 약 1년 6개월 근무한 뒤 다시 복귀하는 방식이 이어지고 있다”며 “왕복 300㎞에 달하는 출퇴근으로 기름값 부담이 커지고 야간근무 후 장거리 운전을 반복하다 교통사고를 겪은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숙소나 교통비 지원도 없어 개인이 모든 부담을 떠안고 있으며 승진 발표 이후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이 발령지”라며 “가까운 곳으로 가기 위해 인사권자에게 부탁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또 다른 인사 청탁 우려까지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직협이 자체 분석한 최근 3년간 순환인사 현황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순환인사 대상자 240명 가운데 36명(15.0%)이 100㎞ 이상 이동했다. 특히 광주 인접 중부권은 순환인사 대상자 60명 가운데 12명(20.0%)이 100㎞ 이상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하반기에는 중부권 순환인사 대상자의 28.0%, 2025년 상반기에는 19.2%, 2024년 하반기에는 13.3%, 2024년 상반기에는 14.0%가 100㎞ 이상 전보된 것으로 직협은 분석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비슷한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내부 소통 게시판인 ‘현장활력소’에는 ‘경감 이하 장거리 순환인사,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게시자는 “승진의 기쁨보다 장거리 발령에 대한 걱정이 먼저”라며 “일부 중부권 경찰서에만 60~180㎞ 장거리 순환인사가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같은 승진자라도 누구는 생활권을 유지하고 누구는 가족과 떨어져 장거리 출퇴근을 해야 하는 현실은 공정한 인사로 보기 어렵다”며 생활권을 고려한 인사와 장거리 발령 최소화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전남경찰 관계자는 “경감 승진자 순환근무는 전남만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시·도경찰청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경감 승진자의 원소속 개념이 없어 승진 이후에도 기존 근무지로 복귀가 보장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순환근무 제도를 통해 원소속을 지정하고 일정 기간인 1년 6개월 근무 후 원소속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며 “기존보다 근무 안정성은 오히려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남은 22개 경찰서를 관할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광역 치안권으로, 광주에 거주하는 직원 비율이 높고 관할 면적도 넓어 장거리 출퇴근 문제가 다른 지역보다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해남·완도·진도 등 원거리 경찰서에도 일정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만 장기간 근무가 집중되지 않도록 순환인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협이 제기한 ‘중부권 경찰서만 장거리 발령이 집중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부권 등 다른 권역에서도 순환인사에 따라 장거리 통근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모든 직원이 장거리 발령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결원과 인력 수급, 생활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정년 연장 정책에 맞춰 현재 시행 중인 경감 순환근무 제도도 단계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며 “전남경찰은 현재 정년이 임박한 직원은 순환근무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향후 정년 배려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과거보다 권역 중심의 인사 운영을 강화해 생활권을 최대한 고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직원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제도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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