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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포츠人사이드] KLPGA 고지원 "골퍼 언니, 축구 남동생... 가족과 인생...

/고지원 제공 ▲우월한 스포츠 DNA 가족 이달 초 국내 개막전 더 시에나 오픈에서 우승한 고지원은 "대회 후 언니가 중계 화면을 찍어서 '기특하다'는 말과 함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왔더라"고 떠올렸다. 고지원은...

[스포츠人사이드] KLPGA 고지원 "골퍼 언니, 축구 남동생... 가족과 인생...

내용요약

KLPGA 대상 포인트 1위 고지원 인터뷰

우월한 스포츠 DNA 가족

진인사대천명의 자세

고지원이 11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열린 KLPGA 투어 iM금융오픈 3라운드 후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 구미=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 스포츠 스타들 가운데는 우월한 스포츠 DNA를 갖고 태어난 선수들이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는 고지우(24)-고지원(22) 자매도 그렇다. 남동생은 프로축구 FC서울 미드필더 고필관(19)이다. 그야말로 우월한 스포츠 가족이 아닐 수 없다.

고지원은 올 시즌 KLPGA에서 대상 포인트 1위(97점), 상금 2위(2억500만원)에 올라 있다. 삼남매 중 최근 가장 잘나가고 있는 둘째 고지원을 11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열린 KLPGA iM금융오픈 3라운드 후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고지원은 미소를 띤 채 삼남매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KLPGA 투어 고지원(왼쪽)이 K리그1 FC서울에서 뛰는 남동생 고필관(가운데), 언니 고지우와 함께 미소를 짓고 있다. /고지원 제공

▲우월한 스포츠 DNA 가족

이달 초 국내 개막전 더 시에나 오픈에서 우승한 고지원은 “대회 후 언니가 중계 화면을 찍어서 ‘기특하다’는 말과 함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왔더라”고 떠올렸다. 고지원은 삼남매가 운동 얘기를 많이 하는 데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이라고 했다.

고지원은 언니 고지우의 강점에 대해 “나보다 쇼트 게임 능력이 좋고 거리도 멀리 나간다. 독기로, 깡으로 공을 치는 점도 좋은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언니와 다른 점을 꼽아달라고 하자 고지원은 “나는 더 재미있게, 스트레스 없이 무던하게 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남동생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고필관은 18세 이하(U-18) 국가대표 출신으로 FC서울 산하 유스 오산고에서 프로로 직행했다. 고지원은 “남동생은 가족 중 가장 낙천적이다. 운동선수로서 좋은 멘털을 지녔다. 집중할 때와 하지 않을 때, 온·오프 구분이 확실하다. 이런 능력은 체력을 아끼는 데나 자기관리를 하는 데 좋다”고 말했다. 고필관은 공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고 패스와 연계 능력도 남다르다. 축구 지능이 높고 수행 능력이 우수한 데다, 수비 적극성도 좋다는 게 서울 구단의 평가다.

어린 시절 고지우가 고지원(오른쪽)을 업고 다니던 모습. /고지원 제공

물론 삼남매 중 올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 고지원이다. 고지원의 기록 중 눈에 띄는 점은 통산 3승 중 예선 탈락 후 바로 다음 대회에서 우승한 게 2차례나 된다는 점이다. 그는 “컷 탈락하니깐 이틀 동안의 여유가 생겨 스윙을 잡았는데 그 키 포인트가 잘 맞아떨어졌다. 물론 결과적으로 보면 기복 있는 선수다. 꾸준한 선수를 존경한다”며 자신을 낮췄다.

고지원은 “그린 주변 어프로치가 특히 부족하다. 그걸 보완하면 기복 없이 단단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1승 비결에 대해선 “샷이 잘되고 있다. 원래도 자신이 있었는데 퍼트가 더 잘 따라줘서 성적이 잘 나고 있다”고 짚었다.

멘털과 샷 기술, 체력 중 가장 자신 있는 부분으로 ‘멘털’을 꼽았다. 그는 “즐겁게 다니려 한다. 성적에 따라 크게 스트레스받는 편이 아니다. 깊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장점이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체력보단 샷 기술이 자신 있다. 체력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지구력, 심폐 능력 위주 운동을 하고 있다. 러닝, 사이클 같이 숨이 차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고지원이 속한 삼천리 골프단에는 KLPGA 통산 7승을 거둔 ‘전설’ 김해림(37) 코치가 있다. 고지원의 강철 멘털에는 김해림 코치의 지분도 일정 부분 있다. 고지원은 “선수 생활을 최근까지 하셔서 샷, 기술 코칭을 잘 해주시는데 멘털 코칭도 마찬가지다. 선수의 마음을 잘 이해해 주신다. 더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 대회 후 바로 피드백과 제안을 해주셔서 받아들이기도 좋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치님은 선수 시절 독기 있게 하셨다. 그런 부분을 닮고 싶다. 그리고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셨다. 저도 오래 선수 생활을 하는 게 꿈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는 고지우(맨 왼쪽)-고지원(맨 오른쪽) 가족 기념 촬영 모습. 가운데 뒤에는 K리그1 FC서울의 고필관. /고지원 제공

▲진인사대천명의 자세

고지원은 iM금융오픈을 공동 6위(4언더파 284타)로 마무리했다. 11언더파 277타로 우승한 김민솔(20)과는 7타 차이가 났다.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 주변이 까다로운 코스에 다소 애를 먹은 부분이 있다.

고지원은 언니 고지우와 함께 17일부터 사흘간 경남 김해시 가야 컨트리클럽(파72·6902야드)에서 열리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1억8000만원)에 나선다. 고지원은 “코스가 긴데 그렇게 좋아하는 코스는 아니다”라면서 “목표는 부상 없이 즐겁게 공을 치는 것이다. 성적은 ‘톱10’만 들어도 만족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올 시즌 소원이 있다면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고지원은 “궁극적인 목표는 부상 없이 행복하게 골프하는 것이다”라고 힘주었다. ‘행복한 골프’를 거듭 강조하는 그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과거 우승하기 전에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는데 2부 드림투어에 내려가 부담이 사라지면서 온전히 골프만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주변인들을 생각하지 않게 됐다. 그때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고지원이 11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열린 KLPGA 투어 iM금융오픈 3라운드 후 본지와 인터뷰를 한 뒤 서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인터뷰에 앞서 소속사인 와우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고지원 선수는 외향적이고 사교성이 있는 성격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톡톡 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인터뷰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다. 실제로 고지원은 “여가 시간엔 서울의 사람이 붐비는 곳에 가 사람 구경을 하곤 한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2부 투어 생활과 1부 투어 우승을 통해 한층 성장한 고지원의 좌우명은 '사람의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뜻의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고지원은 이어 휴대전화 배경화면을 보여줬다. 거기엔 영화 ‘타이타닉’의 명대사가 적혀 있었다.

“전 필요한 건 다 가졌어요. 제가 숨 쉴 공기와 그림 그릴 종이도 있죠.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무슨 일이 있을지, 누굴 만나고 어딜 갈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전 좋아요. 다리 밑에서 잠자던 제가 지금은 이 훌륭한 여객선에서 여기 멋진 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잖아요. 인생은 축복이니깐 낭비하면 안 되죠.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삶에서 그렇게 배우는 거죠. 매일이 소중하다는 걸.”

고지원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여기고 알차게 채워가고 있었다. 고지원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을 보고 그가 왜 자신의 강점으로 거듭 멘털을 꼽았는지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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