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정치권의 시선은 막판 선거판을 강타한 돌발 악재의 파장에 쏠려 있다. 여야의 거대·거시 담론 대결 속에서 종반 레이스의 흐름을 급격히 바꾸어 놓은 결정적 계기는 이념 논쟁을 촉발한 기업 마케팅 논란과 민심을 얼어붙게 만든 대형 안전사고였다.
선거 종반전의 민심을 가장 먼저 자극한 돌발 악재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불거진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비하 논란이었다. 스타벅스가 기념일 당일 ‘탱크 텀블러’ 시리즈 판촉 행사를 하며 사용한 홍보 문구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라며 포문을 열자 논란은 순식간에 정치권 전반의 이념 전쟁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불매운동을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로 규정하며 역사적 상처를 조롱한 행위에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공세를 폈고 정청래 대표 등 지도부는 신세계그룹의 석고대죄를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여권이 선거용 ‘죽창가’로 활용하기 위한 과도한 인민재판으로 규정했다. 장동혁 상임선대위원장은 단순한 실수에 따른 부적절한 마케팅을 정부와 여당이 앞장서서 가치관의 갈등으로 몰아 대중을 선동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고 이는 결국 스타벅스 이용 여부 자체가 정치적 성향으로 해석되는 등 극심한 국민적 양분화와 진영 간 감정 대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둔 1일 전국을 덮친 동시다발적인 대형 안전사고는 선거판의 흐름을 급격히 바꾸어 놓은 결정적 변수가 됐다.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에 이어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 청주 SK하이닉스 유독가스 노출 사고 등이 연이어 터지자 여야 지도부는 즉각 전국 유세 일정을 축소하고 로고송과 율동을 전면 금지하는 등 ‘조용한 유세’ 기조로 급전환했다. 여야 지도부는 예정된 현장 유세를 전면 취소하고 대전 사고 현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사고 대응 과정은 또 다른 공방으로 이어졌다. 정희용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사고 접수 후 불과 30여 분 만에 이 대통령이 SNS에 증시 관련 반박 글을 올렸다며 정부의 안전 초동대처 무능을 정조준했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등 여당 후보들은 서소문 사고 등을 의식해 정책 간담회 중심으로 일정을 축소하며 시정 안전 기준의 근본적 개혁을 약속하는 등 막판 표심에 주력했다.
이 같은 돌발 악재들은 기존의 거대·거시 담론이었던 경제 프레임 및 특검 공방과 맞물려 선거판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8천선을 돌파한 경제 성과론과 ‘조작기소 특검법’을 통한 진실 규명을 내세웠으나 선거 막판 영남권 등 취약 지역의 역풍을 우려해 특검 처리를 선거 이후로 미루는 등 전략적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에 맞선 국민의힘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불안과 초과 세수 기반 국민배당금 논란, 그리고 특검법을 ‘이재명 죄 지우개 특검’으로 규정하며 독재 심판론의 고삐를 죄었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막판에 터져 나온 스타벅스 역사관 논란과 대형 안전사고라는 돌발 악재 속에서 여야의 위기관리 능력에 따라 부동층의 향배가 최종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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