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골프에서 가장 원초적인 쾌감은 드라이버 한 방이다. 스코어는 퍼트가 만든다지만 탄성은 늘 티잉 그라운드에서 터진다. 주말골퍼가 10야드에 울고 웃는 이유다. 비거리는 땀이 숫자로 증명하는, 가장 직관적인 ‘힘의 언어’다.
숫자는 상상을 비웃는다. 기네스북이 인정한 대회 최장타는 515야드다. 1974년 US 시니어오픈 예선에서 마이크 오스틴이 쳤다. 카일 버크셔는 2023년 579.6야드를 날렸다. 여자는 필리스 메티(뉴질랜드)가 414야드로 정점에 서 있다.
장타만 겨루는 무대도 있다. 1976년 시작된 월드 롱드라이브 챔피언십이다. 2021년엔 PGA투어 장타왕 브라이슨 디섐보까지 뛰어들었다. 한국도 맛을 봤다. 2019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개막 전날 ‘롱 드라이브 챌린지’가 열렸다. 그해 474야드를 친 세계챔피언 팀 버크가 국내 장타자들과 맞섰다. 결말은 씁쓸했다. 버크는 본 대회에서 31오버파, 꼴찌였다. ‘장타는 쇼, 골프는 별개’라는 반론이 나오는 지점이다.
스크린 장타대회가 처음은 아니다. 영국 롱드라이브 챔피언십은 2022년 대회 전체를 트랙맨 시뮬레이터 안으로 옮겼다. 국내 렉서스 여성 장타대회는 골프존 매장 예선에 2023년 40만명 넘게 몰렸다. 새만금 장타대회 스크린 예선에선 남자 377m가 찍혔다. 디섐보의 실전 기록보다 길었다. 박수와 의심이 동시에 나왔다.
이번엔 골프존과 스릭슨이 손잡았다. 온라인 예선은 18일까지 전국 골프존파크 연습장 모드에서 치른다. 비거리 기록 영상을 이메일로 내면 된다. 상위 16명은 30일 대전 골프존조이마루에서 초청선수 3명과 19강 단체전을 치른 뒤 8강·4강·결승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총상금 1500만원짜리 ‘대회’다.
관전 포인트는 성(性)대결이다. 여자 프로 신지은이 남자 선수들과 같은 조건에서 맞붙는다. 해외에선 여자 세계챔피언 출신 리 브랜든이 50대에 월드롱드라이브 오픈 디비전에서 남자들과 경쟁한 사례가 있다. 스크린은 바람과 지면 변수를 지운다. 볼 스피드와 발사각, 즉 ‘정타’가 승부를 가른다. 여자 프로의 반란을 상상할 수 있는 이유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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