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순천, 왜 이러나…전남 의대 발목잡고 경전선 딴지 걸고

전남 동부권 대표 도시인 순천이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지역 주요 현안과 관련해 상생을 저버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순천, 왜 이러나…전남 의대 발목잡고 경전선 딴지 걸고

순천, 왜 이러나…전남 의대 발목잡고 경전선 딴지 걸고

‘예타 통과’ 2조원대 경전선, 소음 이유로 지하화 요구 ‘올스톱’

시민 휴식처 ‘그린아일랜드’ 폐지…의대 본부 고집에 무산 위기

지역정가 “소지역주의에 고립 자초…대승적 결단으로 상생해야”

2026년 08월 13일(목) 20:15

전남 동부권 대표 도시인 순천이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지역 주요 현안과 관련해 상생을 저버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지역 명소를 석연치 않은 이유로 철거를 검토하고 호남권 교통망 확충과 국립 의과대학 유치라는 현안에도 ‘소지역주의’를 내세우며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여론 외면한 그린아일랜드 폐지=최근 도마 위에 오른 건 순천시 오천동의 ‘그린 아일랜드’ 철거 계획이다. 그린 아일랜드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당시 도로 위에 잔디를 입혀 조성한 국내 최초의 정원 프로젝트로, 박람회 이후에도 전국적인 인증샷 명소이자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아 왔다.

그러나 순천시는 최근 손훈모 시장 취임 후 추경예산에 원상복구 설계비 1억원을 편성하며 철거를 공식화했다. 순천시는 감사원의 ‘위법 시설’ 지적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감사원은 ‘유지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당시 감사원은 그린 아일랜드는 강변로로서 도시관리계획상 ‘도로’로 분류되는데, 정작 시설물은 ‘녹지’ 형태로 조성된 점을 지적하면서, 이 과정에서 도시관리계획 변경 필요 여부, 도로점용 허가 필요 여부 등을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짚었다. 아울러 지방재정 투자심사와 특별교부세 신청자료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점도 확인됐다.

다만 감사원은 그린 아일랜드를 철거하는 안 뿐 아니라 예산을 들이지 않고 존치하는 안까지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전임시장 ‘지우기’라는 말이 나올만하다.

아울러 시민들이 존치를 원하고 있다. 실제 지역 한 방송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순천시민 607명 중 60%가 그린 아일랜드 ‘존치’를 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천시의회도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듯, 이날 열린 제 3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순천시가 제출한 그린아일랜드 원상복구 설계비 1억원을 삭감했다. 시민과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명소를 공론화 없이 철거하는 것 적절치 않다는 점에서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시는 “위법한 시설이라는 감사원 감사 결과까지 나와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며, 이날 삭감된 원상복구 설계비의 경우 일부 철거 혹은 전체 철거 등을 검토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전선 딴지… 2조원대 국책사업 ‘올스톱’=호남과 영남을 잇는 경전선(광주송정~순천) 전철화 사업도 순천이 걸림돌이 됐다. 사업은 현재 시속 100㎞ 수준인 ‘느림보 열차’ 구간을 250㎞급 고속열차로 바꾸는 2조 152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이다. 2019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하며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그러나 순천시가 도심 관통 구간(5㎞)의 소음과 진동 문제를 제기하며 ‘우회 또는 지하화’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국토부가 결국 도심 구간 지하화를 결정했으나, 이로 인해 사업비가 7000억원 가량 증액되면서 ‘예타 재조사’가 불가피해졌다. 당초 2028년이었던 개통 시기는 예타 재조사 결과에 따라 사업 추진 시기를 가늠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전남 의대’ 유치, 순천대 고집에 ‘무산 위기’=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전남의 30년 넘는 숙원인 국립 의과대학 설립 문제다. 정부가 최근 목포대와 순천대에 ‘통합 의대’ 추진 계획서를 제출하라는 데드라인(20일)을 제시했지만, 두 대학의 통합 타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목포대는 대학본부를 순천대에 양보하는 안을 제시하며 타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순천대는 의과대학을 반드시 순천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전남 의과대학은 목포, 신안, 진도 등 전남 서부권에서 36년 전부터 주장해온 사안인 데다 의료 인프라도 동부권에 비해 열악하다는 점에서, 순천대가 대의적으로 협상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당장, 국립중앙의료원의 ‘2024 지역별 공공보건의료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응급실 내원환자수는 목포권이 18.3명인데 반해 순천권은 15.7명으로 적었다.

그러나 순천을 중심으로 한 동부권 여론은 의대를 두고 물러서지 않고 있다.

전남광주 동부권 시민사회는 “서부권보다 30만명이 더 많은 인구 84만명의 동부권은 서부권보다 열악한 의료 인프라 속에 살고 있다”며 “보다 많은 특별시민이 혜택을 보도록 동부권에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두 대학이 시한 내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100명의 의대 신설 정원은 경상북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순천이 이 같은 행보를 바라보는 전남지역 내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순천은 전남광주의 핵심 도시지만, 지역 이기주의에 계속 매몰된다면고립을 자초하는 ‘공공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대승적 차원에서의 결단과 상생의 미덕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