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청라블루노바홀서 공연
전통 춤, 현대화로 공감 넓혀
무용수·연주자 13명 참여 예정
마지막 장면은 원무로 꾸며져
나누리무용단 무용수들이 지난달 29일 인천 부평구의 한 연습장에서 창작무용극 ‘텅(空)의 서사’ 공연을 앞두고 동작을 맞추고 있다./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하나, 둘, 셋, 넷.”
강선미 나누리무용단 대표의 구령에 맞춰 4명의 무용수가 일렬로 움직인다. 대열을 바꾸며 몸을 틀고, 바닥에 몸을 낮췄다가 다시 일어선다. 강 대표는 무용수들의 위치와 동선을 세심하게 조율하며 움직임을 다듬는다. 무용수들은 반복되는 연습 속에서 서로 호흡을 맞추며 하나의 장면을 완성해 나간다.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 부평구의 한 연습장. 나누리무용단이 오는 14일 창작무용극 '텅(空)의 서사' 본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었다. 이번 작품은 인천문화재단의 '2026 쇼케이스 기획지원사업'을 통해 무대에 오른다. 공연예술단체가 작품 일부를 실연 심사에서 선보이고, 선정된 작품을 본공연으로 발전시키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6월 연극·무용 분야 6개 단체가 쇼케이스에 참여했으며, 나누리무용단은 최종 선정된 2개 단체 중 하나다.
나누리무용단 무용수들이 창작무용극 ‘텅(空)의 서사’ 연습 도중 일렬로 서서 다음 동작을 준비하고 있다./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춤으로 던진 질문
'텅의 서사'는 디지털 문명 속 과잉 연결과 성취를 향한 경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비움이 단순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워지는 과정이라는 역설을 춤으로 풀어낸다. 이 작품에서 '텅'은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
작품의 주요 상징은 '과녁'이다. 취업과 결혼, 대회 우승처럼 저마다 추구하는 목표를 나타내는 동시에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무대에는 물질문명과 디지털 과부하를 상징하는 산봉우리와 그 길을 나타내는 빨간 줄을 배치할 계획이다.
강선미 나누리무용단 대표는 “텅의 서사는 그 과녁의 핵심이 인간성의 회복에 있고, 거기서 비롯되는 '자유함'에 있음을 전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질문을 무대에서 구현하는 핵심은 춤이다.
나누리무용단은 오랫동안 수련한 전통춤을 바탕으로 한국적 정서를 깊이 있게 담으면서도 현대적으로 풀어내 공감의 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여기에 감각적인 라이브 연주가 움직임의 밀도를 한층 배가시켜 줄 것”이라며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이성준 음악감독의 창의적이고 명석한 해석이 큰 몫을 해주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누리무용단 무용수들이 창작무용극 ‘텅(空)의 서사’ 연습에서 몸을 낮추고 팔을 뻗는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춤과 음악으로 완성하는 비움의 서사
나누리무용단은 지난 6월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작품을 본공연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당시 제시한 주제와 움직임을 바탕으로 장면을 확장하고, 음악과 무대 연출을 더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무대에는 무용수 5명과 연주자 8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이성준 음악감독과 함께 전통음악의 선율과 리듬을 춤에 결합해 작품의 표현력을 높일 계획이다.
공연장 로비에서 싱잉볼 음악과 함께 관객에게 잠시 쉼을 제공하는 연출도 준비하고 있다.
객석에 들어서면 빠른 음악과 역동적인 움직임이 이어져 편안함과 긴장감의 대비를 이룬다.
마지막 장면은 무용수들이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원무로 꾸며진다. 강 대표는 관객도 원무에 함께 참여해 치유와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강 대표는 “심오하지만 재밌게 그리고 싶다”며 “관객분들께는 작게나마 본연의 인간다움에 온전히 집중하며 자기 자신을 격려하고 따뜻하게 맞아 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누리무용단의 '텅(空)의 서사'는 오는 14일 청라블루노바홀에서 공연된다.
나누리무용단 무용수들이 양팔을 펼친 채 대형을 바꾸며 군무를 연습하고 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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