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오승현 기자 조태형 기자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 차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2기 개각을 단행했지만 민심은 좀처럼 돌아서지 않고 있다. 특히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잇따르면서 인적 쇄신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층·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경제라인을 전면 교체했지만 개각 이후에도 국정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5일 서울경제신문이 9월 첫째 주 발표된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이번 주 민심의 특징은 이재명 정부의 2기 개각에도 불구하고 2030세대의 부정 여론이 거세진 점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단행한 2기 개각에서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법무부·성평등가족부·국방부 등 6개 부처 장관과 청와대 참모를 교체한 바 있다. 당시 유임됐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마저 개각 발표 이틀 만인 이달 1일 전격 사퇴하면서 경제·부동산 정책을 이끌던 핵심 라인이 전면 재편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03 청와대사진기자단
개각에도 민심 싸늘…2030 부정 여론 ‘뚜렷’
그러나 이번 개각을 촉발한 민심의 악화는 인적 쇄신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
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ARS)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41.2%로 직전 조사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53.9%로 1.4%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2030세대에서 부정적 평가가 유독 높게 나타났다. 30대의 부정 평가 응답률은 69.4%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고 18세 이상 20대는 64.6%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40대(60.2%), 70대 이상(60.1%), 60대(59.9%), 50대(54.9%) 순이다. 특히 30대 남성의 부정 평가는 76.8%에 육박다.
다른 조사에서도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했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같은 기간(8월 31~9월1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ARS) 결과를 보면 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34.7%로 2주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부정 평가는 61.9%로 집계됐다. 특히 30대의 부정 평가는 70.5%에 달했고 40대 66.6%, 만 18~20대 61.7%로 다소 높았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각종 논란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용혜인 후보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정훈 기자 2026.09.03
일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면서 청년층의 민심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90년생인 용 후보자는 30대 정치인으로 비례대표로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러나 장관 임명 이후에도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용 후보자의 남편인 박기홍 씨가 같은 당인 기본소득당에서 당직자로 근무하며 매달 300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을 두고도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공정성에 민감한 2030세대 입장에서는 박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최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용 후보자에 대해 “민심이 수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갑자기 벼락출세하고 특혜를 이중 삼중으로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개혁신당 등 보수 정당은 물론 범진보 정당들까지 용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국민 통합·외연 확장’을 기치로 내건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관련 청탁 의혹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후보자 측은 공익적 고충민원의 단순 전달이라며 청탁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인사청문 정국에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재빌딩에 마련된 인사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6.9.3
용혜인·김승원 논란에 인적 쇄신 효과 반감
실제로 6개 부처 개각에 대한 민심은 차가웠다. KSOI 조사에서 개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7.7%에 그친 반면 부정 평가는 46.6%로 긍정 평가를 8.9%포인트 웃돌았다. 특히 만 18세~20대에서는 긍정 평가가 17.1%에 불과한 반면 부정 평가는 56.4%로 나타나 격차가 39.3%포인트에 달했다. 30대 역시 긍정 27.9%, 부정 54%로 부정 평가가 크게 앞섰다.
개혁신당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일 전국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ARS)에서 2기 개각에 대해 ‘잘못했다’는 응답이 65%로 ‘잘했다’(30.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20대 이하의 부정 평가는 80.3%에 달했고 30대도 70.2%를 기록하는 등 청년층에서 개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두드러졌다.
이번 개각이 향후 국정 운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부정적 전망이 59.7%로 긍정적 전망(26.9%)을 크게 웃돌았다. 현직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에 대해서는 80.9%가 ‘의원직을 사퇴하고 장관직에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장관 임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기준으로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이 54.6%로 가장 많았고 도덕성과 청렴성(27.1%), 대통령과의 국정 철학 공유(9.4%)가 뒤를 이었다.
현역 의원의 장관 겸직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데다 장관 임명 기준으로 전문성과 도덕성을 중시하는 응답이 많았다는 점에서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도 맞물린다. 특히 용 후보자의 전문성을 두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용 후보자가 21·22대 국회에서 대표 발의한 법률안·결의안 등 116건 가운데 여성가족위원회·성평등가족위원회 소관 법률안은 한 건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오준호 기본소득당 대표 후보는 최근 MBC 라디오에서 “성평등 법안의 특성상 다양한 상임위 소관으로 산재돼 있다”고 반박했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조태형 기자 2026.8.19
수도권 민심 혼조…서울 지지율, 조사 따라 ‘11%P 상승 vs 8%P 하락’
부동산 이슈에 민감한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조사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이는 점도 눈에 띈다.
KSOI 조사에서는 서울 지역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4.7%로 직전 조사(33.6%)보다 11.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정 평가는 60.7%에서 51.1%로 9.6%포인트 하락했다. 경기·인천에서는 긍정 평가 40.7%, 부정 평가 54.1%로 직전 조사(긍정 41.1%, 부정 54.4%)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코리아정보리서치 조사에서는 서울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이 29%로 직전(37%)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같은 기간 6.4%포인트 오른 68.4%다. 경기·인천의 긍정 평가도 34.9%에서 31.8%로 내린 반면 부정 평가는 63.8%에서 64.5%로 올랐다.
정부가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일부 수정한 것이 향후 수도권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 원으로 유지하는 안을 확정했다 지난달 3일 발표한 최초 개편안에서는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이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 원으로 낮추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비거주자에 대한 세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한 달 만에 기존 수준으로 되돌린 것이다. 세 부담 상한도 당초 200%로 높이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가면서 추가 수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4억 원으로 통일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역시 정부안대로 현행 60%에서 70%로 올리기보다 60%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실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일정한 세제상 차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국회 심사 과정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 수준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둘러싼 정치권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집권여당인 민주당으로서는 부동산 민심을 붙잡기 위한 추가 조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민심을 어떻게 달랠지가 향후 지지율 반등의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SOI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9.3%로 직전 조사보다 3.2%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33.6%로 1.6%포인트 상승하면서 양당 격차가 5.7%포인트로 좁혀졌다. 코리아정보리서치 조사에서도 민주당 40.5%, 국민의힘 40.1%로 격차가 0.4%포인트에 불과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취임 100일 내 당 지지율을 10%포인트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취임 보름여 만에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모두 무산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KSOI 조사와 코리아정보리서치의 응답률은 각각 5.9%, 4.3%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개혁연구원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응답률은 3.4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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