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안정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6일 첫 주택 공급 정례브리핑(김이탁 1차관)을 열고 이렇게 자평했지만 현장은 달랐다. 강남권 내부에서도 가격대와 면적에 따른 온도 차가 뚜렷했다. 초고가 아파트 일부에서 가격 조정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소형 아파트에서는 신고가가 잇따르는 등 이중 가격 구조가 형성됐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에서 주택공급 추진상황과 향후 공급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3구 초소형 거래금액 38%↑…8평 아파트 19.5억 신고가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3구에서 거래된 초소형 아파트(전용면적 40㎡ 이하)의 평균 거래금액은 9억1427만원으로 지난 8월(6억6100만원)보다 38.3% 높아졌다. 방 1~2개로 구성된 집이더라도 강남권 입지를 우선시하는 수요가 반영됐다.
강남 3구 개별로 봐도 강남구는 7억900만원에서 8억6800만원으로 22.5%, 서초구는 3억7200만원에서 6억1900만원으로 66.6%, 송파구는 8억8500만원에서 10억7600만원으로 21.5% 높아졌다. 평균 거래금액은 실제 집값 상승률과는 차이가 있지만, 강남 3구 모두 초소형 아파트 거래금액이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반면 100㎡ 초과 대형 아파트의 거래 흐름은 달랐다. 서초구는 42억3500만원에서 43억8800만원으로 소폭(3.6%) 오르는 데 그쳤고, 강남구와 송파구는 각각 14.6%(51억9400만원→44억3400만원), 0.6%(26억2000만원→26억400만원) 하락했다. 같은 강남권에서도 대형은 눌리고 소형은 부푸는 풍선효과가 생겨났다.
지난달 28일 19억5000만원에 거래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27㎡(전용면적) 평면도. 사진 네이버부동산 캡처.
실제 초소형 아파트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줄을 잇는다. 송파구 리센츠 27㎡는 지난달 28일 1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같은 달 18일 거래금액인 15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열흘 만에 4억5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강남구 수서동 까치마을 전용 34㎡도 지난달 15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초고가 아파트 일부에서는 가격을 낮춘 거래가 나타났다. 강남구 현대8차 전용 107㎡는 지난달 49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지난 7월 57억원) 대비 8억원 낮아졌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거래 자체도 절벽에 가깝고, 드문드문 초급매 위주로만 팔리고 있다”고 했다.
강남 안에서도 시장 분화…“일부 급매로 하락세 일반화 경계”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와 보유세 부담 등이 강남권 내부의 수요를 갈라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전체에서 강남권은 내리고 외곽은 오르는 ‘평탄화’ 현상이 나타나듯, 강남권 안에서도 면적에 따른 이중 시장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면적을 줄여서라도 강남권에 진입하려는 수요가 가격을 떠받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조하는 강남권 집값 안정화 흐름에 일종의 착시가 있을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거래절벽 속에서 일부 초고가 아파트의 급매 거래가 전체 시장의 하락세를 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대와 면적에 따라 거래 양상이 엇갈리는 만큼, 일부 하락 거래만으로 시장 전반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은 거래가 적기 때문에 일부 급매가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과잉 일반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아울러 평수를 낮춰서라도 강남에 진입하려는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일부 가격 조정만으로 강남권 집값이 안정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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