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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속보]김정은, 시진핑 대신 ‘中 4위’ 왕후닝 만나…당일 귀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중국 단둥을 방문해 중국 권력서열 4위인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주석을 만났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중국 단둥을 방문해 중국 권력서열 4위인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주석을 만났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당일치기 방문에서 만난 중국 측 인사가 리창 총리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중국 언론은 왕후닝 주석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선 김 위원장의 다섯 번 방중은 모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다는 점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방중 기간이나 만난 인사 모두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靑 “면밀 주시”…신화통신 “金, 왕후닝 만나”

이날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 데 대해 “정부는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북·중 양측에서 공식 발표가 없는 현 단계에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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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 위원장이 만난 중국 측 인사는 왕후닝 주석이라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신화통신은 “왕후닝 주석이 김 위원장의 단둥 방문에 동행했다”며 “시 주석의 따뜻한 안부와 좋은 축하의 뜻도 전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후닝 주석은 항미원조기념관 광장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하고, 항미원조기념탑에 함께 헌화했다. 화환에는 한글로 “영원히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를 기리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김 위원장이 화환 리본을 정성껏 정리했고, 이어 묵념 등 시간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기념관의 유물과 사료를 관람한 뒤, 친필 휘호가 담긴 역사 사진을 기증했다고 한다.

● 김정은 “목숨과 피로 지원한 중국에 영원한 경의”

이어진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왕후닝 주석은 “김 위원장이 항미원조 76주년을 맞아 특별히 단둥을 방문한 것은 북한 당과 정부가 중조(중국과 북한) 간 혈연으로 맺어진 우정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충분히 보여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중조 전통적 우정을 계승하고 우호 여론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정치적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협력 발전을 함께 모색하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왕후닝 주석은 “중조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계기로 인적 교류와 경제·무역 협력을 확대해 양국 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여 각자의 주권과 안전 및 발전 이익을 수호할 수 있도록 평화롭고 안정적인 대외 환경을 조성하자”고 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따뜻한 안부와 좋은 축하의 뜻을 전해 달라”고 부탁하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미리 축하했다. 또 “중요한 역사적 시기에 목숨과 피로 조선을 지원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을 추모하며, 조선 측의 대미조선원조 영웅들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와 영원한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 김 위원장은 “중국 측과 함께 역사적 우정을 계승하고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여 양국 인민에게 실질적인 복지를 가져다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단둥 車 생산공장 시찰…왕후닝, 신압록대교 직접 배웅

오후에는 두 사람이 단둥의 자동차 생산 공장을 방문해 함께 작업장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이 단둥을 출발할 때 왕후닝 주석이 신압록대교까지 나와 배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평양에서 열차로 신의주까지 이동한 뒤 다시 신압록대교를 거쳐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해 9월 베이징 방문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이번 방중은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을 기념하는 중국인민지원군의 날(25일)을 계기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이용한 신압록강대교는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왕복 4차로, 총길이 3026m의 자동차 전용 교량이다. 중국이 약 22억 위안(약 4400억 원) 전액을 부담해 2014년 완공했지만 북한 측 접속도로와 통관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12년간 개통되지 못했다가 이달 15일 개통식을 열었다. 개통식에는 리창 총리와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가 영상으로 축사를 했다.

이번 방중은 ‘당일치기’ 일정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왔고,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실제 그렇게 진행됐다. 앞서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원으로부터 ‘김 위원장이 당일치기로 중국을 방문한 뒤 오늘 중으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미 전날(23일) 정보위에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사실이 아니란 취지의 보고를 한 뒤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함께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별도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위원장이 중국 국무원 리창 총리를 만난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으나, 이후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왕후닝 주석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조선인민군 제3차 중대장대회가 10월 22일과 23일 수도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대회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주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시진핑 못 만난 金 방중은 처음

왕후닝 주석이 시 주석의 인사를 김 위원장에게 대신 전했다고 보도한 신화통신 보도를 감안하면,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시 주석은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1년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방중 일정에서 시 주석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첫 사례다. 김 위원장은 2011년 12월 17일 집권한 이후 지난해 9월까지 다섯 번 중국을 방문했고 그때마다 어김없이 시 주석을 만나 회담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중국인민지원군의 날 기념 외에도 올 6월 북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중 국경 통상구 전면 개통’ 등 북중 교류 확대를 위한 협의 차원의 방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준공 12년 만에 개통된 신압록강대교를 김 위원장이 직접 건넜다는 점에서 북중 관계 밀착을 과시하기 위한 퍼포먼스라는 분석도 나온다.

● “대화 복원” 李 구상 먹구름…내달 中 APEC 주목

이재명 대통령은 집권 이후 줄곧 북한을 향해 “대화 복원”과 “신뢰 회복”을 촉구하며 평화 구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북한의 지뢰 도발 및 우리 장병 부상 사건을 계기로 최근 남북 간 대립은 고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별다른 대남 메시지를 내지 않고,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원색적인 표현으로 한국 정부를 연일 비난하고 있다.

그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김 위원장을 향해 잇단 대화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김 위원장은 경제 협력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고리로 중국,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내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이 모이는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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