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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속도 내는 한국, ‘조건 우선’ 미국…임기 내 전작권 전환 불투명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사진)이 “조건에 기반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재차 강조하며 “시간도 하나의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속도 내는 한국, ‘조건 우선’ 미국…임기 내 전작권 전환 불투명

주한미군사령관 “시간도 하나의 조건”…정부 2028년 목표와 달라

한국군 FOC 검증도 이견…정부, APEC ‘정상 간 담판’ 해결 추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사진)이 “조건에 기반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재차 강조하며 “시간도 하나의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 설정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한·미가 합의한 군사적 조건을 충족했는지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의 언급은 한국의 현 정부 임기 내 전환 방침에 대한 미국의 회의적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브런슨 사령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다음달 워싱턴에서 열릴 제58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를 설정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설정된 조건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면 지지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종 결정권은 대통령과 국방장관에게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환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그에 따른 위험을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는 2015년 서명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서 연합방위를 주도하는 데 필요한 군사적 능력 확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포괄적인 대응 능력,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조성 등을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는 올해 말 한·미 국방장관이 만나는 SCM 전까지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친 뒤 2028년을 전환 목표 연도로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4월 미 하원 청문회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을 2029년 1분기까지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는 등 이견을 보여왔다. 미국 내에서는 한국군이 올해 안에 전작권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사 구축 3단계 검증 가운데 2단계인 FOC 검증을 마치는 데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견은 지난 5월과 9월 두 차례 열린 차관보급 회의인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도 좁혀지지 않았다. 양국은 9월 회의에서 올해 한·미 연합훈련 평가 결과 등 구체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전작권 전환 문제를 논의했지만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올해 연합연습에서 양국이 합의한 공동평가 절차를 모두 마쳤음에도 결과에 대한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정한범 국방대 교수는 “전작권 전환에 회의적인 미국의 기류는 조건 충족을 강조해온 브런슨 사령관의 의견을 적극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지금의 기조가 이어진다면 올해 목표 연도를 도출하고, 임기 내 전작권을 전환하려는 정부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미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올해 SCM 개최 시기를 통상적인 11월에서 12월로 늦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올해 SCM에서 FOC 검증을 완료하고 목표 연도를 도출해야 할 필요성을 설득할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도 11월 중간선거와 이란전쟁에 따른 정치적 상황 등을 이유로 일정 조율을 요청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내에서는 양국 정상 간 논의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려는 기류가 읽힌다. 조용근 전 국방부 대북정책관은 “정부는 APEC에서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정상 간 논의 결과를 먼저 지켜본 이후에 SCM을 개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작권 현안은 대미투자와 호르무즈 파병, 쿠팡 문제 등 다른 한·미 현안들과 뒤섞인 상황이라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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