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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세번째 만난 李·모디 “중동 정세 고려해 에너지·나프타 수급 협력”

그러면서 “기존 경제 협력을 고도화하는 한편 조선, 금융, 인공지능(AI), 국방·방산을 비롯한 전략 산업... 양국은 AI와 반도체, 양자컴퓨터 기술 전반에서 정책 공유와 공동 연구, 민간 교류 확대를 추진하는 ‘디지털...

세번째 만난 李·모디 “중동 정세 고려해 에너지·나프타 수급 협력”

한국·인도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 뉴델리 영빈관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공급망 위기에 긴밀히 공조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하는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 개정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현재 연간 250억달러 수준인 양국 교역 규모는 2030년까지 500억달러(약 73조6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런 성과를 담은 ‘한·인도 정상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날 인도 영빈관인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회담과 오찬을 함께했다. 양국 정상은 작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났다. 우리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총 70분으로 예정됐던 소인수 회담과 확대회담은 105분 동안 진행됐다.

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중동 정세를 고려해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관련 내용을 담은 ‘에너지 자원 안보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인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도 한·인도 모두 중동 지역 에너지 의존도가 큰 점을 언급하며 “한국은 인도와 긴밀히 협력해 모든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모디 총리도 “한국과 인도는 평화와 안정에 공통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는 세계 4위 경제 대국으로서 ‘글로벌 사우스의 리더’로 부상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과 인도가 최적의 전방위적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경제 협력을 고도화하는 한편 조선, 금융, 인공지능(AI), 국방·방산을 비롯한 전략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와 인적 교류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총 15건의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했다. 우선 장관급 경제 협력체인 ‘산업 협력 위원회’를 신설해 핵심 광물, 원전, 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 언론 인터뷰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며 인도의 핵심 광물 자원과 한국의 배터리 기술력을 결합해 핵심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자고 했다.

양국은 CEPA 개정 협상을 재개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내년 상반기 타결 목표로 5월부터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인도 CEPA는 2010년 발효됐지만, 전 세계적 공급망 재편과 함께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개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양국은 AI와 반도체, 양자컴퓨터 기술 전반에서 정책 공유와 공동 연구, 민간 교류 확대를 추진하는 ‘디지털 브릿지 프레임워크’와 국내 금융 기업의 인도 금융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금융 당국 간 협력 MOU’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조선 분야와 관련해 “한국의 기술력과 인도의 시설 건설 지원, 선박 발주 수요 보장 등 정책적 지원을 결합해 우리 기업이 인도 조선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 협력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전담 데스크’를 각각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모디 총리는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총리실이 컨트롤타워가 돼 한국 전담 데스크를 설치하겠다”고 답하며 한국 측에도 인도 데스크 설치를 제안했고, 이 대통령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문화 교류 측면에서는 ‘뭄바이 코리아 센터’를 조성해 “K팝과 발리우드가 만나는 새로운 문화 협력의 장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에서의 K팝, K드라마 인기를 언급하며 “양국의 문화 교류는 2000년 전 허왕후와 김수로왕의 사랑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김혜경 여사와 함께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에 헌화했다.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인도 풍경을 담은 동영상을 올리며 “잘 찾아보면 억지로 뺏지 않아도 양국 모두에 이익되는 일이 참 많다”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인도와 함께 찬란한 미래를 열어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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