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할수록 자산이 감소하는 유일한 세대, 2030”
신간 ‘청년 파산’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회생·파산 전문 변호사인 저자는 청년들의 채무 문제를 개인의 실패나 무책임이 아닌 사회 구조적 위기로 진단하며, 빚에 내몰린 청년들의 현실과 재기 가능성을 조명한다.
저자는 지난 10여 년간 감당하기 어려운 빚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재기를 도우며 현장을 지켜봤다. 그러던 중 상담실을 찾는 채무자들의 연령대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제로 회생·파산 신청자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책은 청년들이 빚의 늪에 빠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추적한다. 학자금 대출을 안고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은 장기화된 취업난과 치솟은 주거비, 정체된 임금 속에서 경제적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에 투자 열풍과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를 자극하는 주식 리딩방 사기, 부업 사기, 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가 더해지며 부채는 불어난다.
저자는 최근 10년간 청년층 부채 증가율이 217.9%에 달한 반면 자산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해도 자산 형성이 어려운 현실이 청년들을 빚에 의존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빚에 짓눌린 청년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계좌를 넘겼다가 보이스피싱 공범으로 몰리거나 각종 금융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를 소개하며, 부채 문제가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을 넘어 사회적 위험으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은 이러한 현실을 개인 책임으로 돌리지 않는다. 오히려 청년들을 부채의 벼랑 끝으로 밀어 넣는 금융·고용·주거 등 시스템의 문제를 짚으며 한국 사회의 구조적 위기를 진단한다. 회생·파산 제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바로잡는 데도 상당한 분량을 할애한다.
저자는 회생과 파산이 실패자에게 주어지는 특혜가 아니라 경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강조한다. 한 번의 실패로 사회에서 영구적으로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설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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