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20일 서울 서초구 JW 매리어트 서울에서 스냅드래곤 엘리트 미디어 데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로보틱스와 인공지능 분야 사업 전략을 밝혔다. 현장에서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져온 30년 협력 관계를 차세대 핵심 산업인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로 확장한다는 구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1996년 애니콜 단말기에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칩을 탑재하며 시작된 두 회사의 협력은 최신 기기 설계 영역으로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은 "스마트폰은 상당히 복잡해 세대마다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긴밀히 공동 개발한다"면서 "삼성전자 갤럭시는 양사의 오랜 협력 관계를 상징한다"고 했다.
양사는 신규 단말기 기획 단계부터 약 3년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구조와 기능을 공동으로 조율한다. 패트릭 수석 부사장은 "삼성전자와 지난 수십 년간 함께하며 깨달은 점은 처음부터 원팀으로 움직여야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오랫동안 쌓은 기술적 신뢰가 있기에 협력사들이 퀄컴을 믿고 함께한다"고 했다.
이러한 밀착 설계 방식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듀얼 픽셀 카메라와 100배 줌 카메라 기능, 그리고 자체 구동 인공지능 번역 기술 구현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삼성전자 갤럭시S26 시리즈에 전량 혹은 일부 탑재되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프로세서 역시 기기 맞춤형 최적화 과정을 거쳐 개발됐다.
스마트폰 두뇌 부품 공급사 위치에서 기기 자체 연산을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플랫폼 설계자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이다.
협력 전선은 기기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니틴 쿠마르 퀄컴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은 "인공지능 피시 분야에서도 협력을 진행 중이다"면서 "퀄컴은 삼성전자와 함께 스냅드래곤 X 시리즈를 탑재한 여러 기기를 시장에 출시했다"고 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북4 엣지에 장착된 스냅드래곤 X 시리즈는 퀄컴 독자 중앙처리장치 아키텍처 오라이온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최근 출시한 스냅드래곤 X2 시리즈의 차기 노트북 탑재 가능성도 제기된다. 차세대 갤럭시 워치에 적용될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 칩셋에는 인터넷 서버 연결 없이 10억개 매개변수 수준의 모델을 자체 구동하는 헥사곤 신경망처리장치가 내장됐다.
이 지점에서 미래 먹거리인 로보틱스 시장 공략은 두 회사의 새로운 접점이다.
퀄컴은 올해 초 로봇 전용 맞춤형 시스템온칩 드래곤윙 IQ10 시리즈와 종합 아키텍처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달에는 드래곤윙 IQ8을 탑재한 로봇과 현장 인공지능 개발용 보드 아두이노 벤투노 Q를 출시했다.
큐티그룹과 협업해 로봇용 인공지능 개발 소프트웨어 최적화 작업도 마쳤다. 김상표 퀄컴코리아 사장은 "드래곤윙 IQ 시리즈는 이제 고객사에 제안하는 단계"라면서 "삼성전자와 여러 국내 업체들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퀄컴은 2029년까지 로봇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실행 중이다. 삼성전자가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출을 꾀하고 시설과 연구개발에 110조원 이상을 집행해 로봇 신규 사업 인수합병에 활용하겠다고 공시한 시장 상황이 협력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드래곤윙이 들어간 지멘스. 사진=퀄컴
한편 엔비디아 등 경쟁사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퀄컴은 방대한 모바일 수요를 발판 삼아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35억개 기기에 스냅드래곤이 탑재되어 운용된다. 돈 맥과이어 퀄컴 총괄 부사장은 "스냅드래곤은 에이전틱 AI 시대 프로세서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스냅드래곤은 전세계 35억개 이상 디바이스를 구동하고 있고 단순 사양이 아닌 경험 중심 설계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가장 선호되는 브랜드가 됐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의 전략적 공조도 관전 포인트다. 퀄컴은 최첨단 공정 웨이퍼 가격 상승과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에 따라 삼성전자 파운드리 2나노 공정을 활용한 칩 생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패트릭 수석 부사장은 삼성 파운드리 협력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할 내용은 없다"면서 "지난 수개월간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자 삼성전자와 깊은 협업을 한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기기 단말기부터 자율 이동 로봇 파운드리까지 각자의 설계와 제조 역량을 결합해 전자 산업 전환기에 대응하는 연합 전선이 구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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