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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샛강에서] SNS 안 하는 게 답입니까?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명언은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만하면 다시 호출된다.

[샛강에서] SNS 안 하는 게 답입니까?

“트위터를 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명언은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만하면 다시 호출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SNS)는 단순한 낭비를 넘어 인플루언서와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자신을 알리고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강력한 무대가 됐다. 팬들과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일구어내는 이들의 이야기는 SNS의 광장을 통해 퍼져나간다.

최근 논란에 휩싸인 유튜버 박위씨는 원래 소통의 순기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전신마비라는 난관을 극복하며 100만 구독자에게 용기를 전해온 그가 ‘KTX 낙상사고’ 영상을 공개한 뒤 비판의 대상이 됐다. 자신을 도와주다 실수한 근무자의 모습을 노출한 것에 대해 “지나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거센 역풍이 시작된 것이다. 영상 속 과실에 대한 지적이나 문제 제기까지는 공적 영향력을 가진 100만 유튜버로서 감내해야 할 성숙한 비판의 영역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건전한 비판으로 시작된 논란은 순식간에 제어장치 풀린 고삐처럼 폭주하기 시작했다. 과거 강의료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파헤쳐졌고, 공격의 화살은 그의 아내 송지은씨의 개인 SNS로 뻗어나갔다. 심지어 두 사람을 이어준 개그맨 김기리씨에게까지 무차별적 비난과 악플이 쏟아졌다. 정작 사건의 본질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주변인들까지 집단적 가해의 대상이 된 것이다.

과열된 온라인 마녀사냥의 현장을 목도할 때마다 씁쓸한 마음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집단적 분노가 잔혹한 타격으로 변하고, 그 결과 누군가의 삶이 크게 무너지거나 마음이 완전히 파괴되어야만 비로소 멈출 것인가.

얼굴을 숨긴 채 액정 화면 뒤에서 손가락 하나로 타인의 삶을 흔드는 행위는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엄연한 언어적 폭력이다. 타인의 작은 실수를 빌미 삼아 자신의 분노와 스트레스를 정당화하며 집단 공격에 동참하는 이들은 스스로가 정의의 심판자라도 된 듯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익명의 그늘 아래 행해지는 무차별적 비난은 정의가 아닌 그저 비겁한 침해일 뿐이다.

이쯤 되면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차라리 SNS를 멀리하고 사는 게 나은 세상인가.” 타인과 연결되고 싶다는 인간의 순수한 욕망이 도리어 자신과 주변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독이 된다면 우리는 유해한 연결망을 단절해야 마땅한지도 모른다.

이처럼 비이성적인 무차별 공격이 반복되는 근본적 원인 중 하나는 온라인 공간에 출처 없는 익명성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이나 책임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무대 위에서 사람들은 한층 더 대담해지고 잔인해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악플과 마녀사냥을 막기 위해 최소한 작성자의 신원이나 인터넷 식별 정보(IP) 일부라도 공개하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낸다.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최소한의 장치가 시스템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기술이나 플랫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우리의 성숙함과 최소한의 책임 의식에 있다.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타인의 삶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행위를 방치한다면 온라인 공간은 소통의 광장이 아니라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상극의 장으로 변질될 것이다. 익명성 뒤에 숨은 무분별한 손가락질을 이제는 거둬야 한다. 타인의 비극이나 실수를 자극적인 소비재로 삼는 온라인 마녀사냥이 끝나지 않는 한 그 비난의 화살은 언젠가 우리 자신을 향할 수도 있다.

김아영 미션탐사부 차장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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