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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상장폐지-관리종목 지정우려 기업공시 급증....특히 감사의견거절 공시...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이맘때면 이런 기업공시가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는 유달리 그 숫자가 많아진 것같다”며 “정부의 부실 상장기업 퇴출 방침도 있지만 일부 반도체나 방산, 중전기, 조선...

상장폐지-관리종목 지정우려 기업공시 급증....특히 감사의견거절 공시...

한국거래소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영업실적 악화나 자금난, 주가 또는 주식거래 부진 등으로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있다고 공시하는 상장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부실한 코스닥 상장사들을 과감히 퇴출시켜 코스닥 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정부 정책의 영향도 있지만 실물경기가 그만큼 부진하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물업체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한국주강은 자사 보통주권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우려가 있음을 예고하니 투자에 유의해달라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이유는 25일 현재 이 회사 보통주 상장시가총액이 200억원에 미달하는 상태가 25거래일 연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시총이 200억원에 미달하는 상태가 30거래일 연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한국주강은 이날 주가 부양책으로 보유 자사주 전량 16만4643주(1.46%)를 내달 24일 소각한다고 부랴부랴 공시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업황 악화로 작년에 매출이 줄고 소폭 적자전환하긴 했으나 2024년까지는 매년 견실한 영업실적을 내던 기업이었다. 작년 말 연결기준 이익잉여금이 244억원이나 쌓여있고, 자본잠식 상태도 아니다. 업황 악화에 업종 다변화 등의 재료도 별로 없어 주가가 계속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주강의 투자유의 안내 공시

비슷한 이유로 역시 관리종목이나 상장폐지 우려가 있다고 공시한 상장사들은 25일에만 한국주강 외에 2개가 더 있었다. 캐리와 비케이홀딩스로, 모두 시가총액 150억원 미달을 이유로 들었다. 코스닥 상장사들인 양 사는 25일 현재 시총 150억원 미달 상태가 25거래일 연속되고 있어 5거래일만 더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지난 24일에도 승일, 아스타, 알에프세미 등 3사가 비슷한 공시를 했다. 코스닥 상장사 승일은 분기당 월평균 주식거래량이 유동주식수의 1% 미만인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데, 지난 24일 현재까지 이 기준을 못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아스타는 작년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이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통보해왔다며 이는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외부 감사인의 의견거절은 회사가 감사자료 제출에 소극적이거나 제출된 자료가 너무 부실해 공식의견을 내기 어려울 때 보통 내리는 조치다. 실적 악화와 자금난 등에 몰린 기업들에서 흔히 발생한다.

이로 인해 상장폐지가 결정될 경우 회사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상장폐지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회사 측은 감사인이 의견을 거절한 작년 실적자료에서 작년 매출 26억원에 26억원의 영업적자와 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매출은 계속 줄고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알에프세미도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을 들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작년 9월30일 이미 상장폐지가 결정됐으나 상장폐지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따라 정리매매 등 상장폐지 절차는 현재 보류돼 있다. 작년 재무제표까지 ‘의견거절’을 당했다고 이날 공시한 것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지난 23일에는 이같은 ‘감사의견 거절’ 공시가 17개 상장사에서 무더기로 쏟아졌다. 엔지켐생명과학, 메디콕스, 제이스코홀딩스, 투비소프트, 다원시스, 핸즈코퍼레이션, 롤링스톤, 삼영이엔씨, 제일엠엔에스, 아이톡시, KD, 카이노스메드, 윌비스, 다이나믹디자인, KC그린홀딩스, 금양, 대호에이엘 등이다.

이 중 금양 등 일부 상장사는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았다. 한때 ‘2차전지 황제주’ 소리를 들었던 금양은 현재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대출금연체 소송에 이어 부동산강제경매까지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에 이렇게 ‘감사의견 거절’이 무더기로 쏟아진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정기주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총 전 작년 재무재표를 확정해 주총에 상정해야하는데,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로 상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걸 미리 공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작년 실적 악화 기업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주 이전에도 이런 공시는 보통 하루 평균 3~4개씩은 쏟아졌다. 코맥스, 셀무메드, 스타코링크, 디와이이디,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일정실업, 아이엘, 지더블유바이텍, 세토피아, 삼부토건, 범양건영, 푸른저축은행, 엔케이맥스, 유니온제약, 에이비프로바이오, 비트맥스, 캐리, 시스웤, 올리패스, 에스엘에스바이오, 레몬, 바이온, 엑시큐어하이트론 등이다.

푸른저축은행, 다원시스, 대진첨단소재 등은 전현직 임직원 등의 횡령배임혐의 사고가 발생,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도 공시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이맘때면 이런 기업공시가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는 유달리 그 숫자가 많아진 것같다”며 “정부의 부실 상장기업 퇴출 방침도 있지만 일부 반도체나 방산, 중전기, 조선 관련기업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 기업들이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현 상황과 관련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한편 정부는 지난 2월 4대 상장폐지요건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18일에도 자본시장체질개선방안을 발표, 부실 상장사 퇴출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내년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 부실 상장사들의 상장폐지를 가속화한다는 내용이다. 코스닥시장 승강제 도입도 추진 중이다.

7월부터는 주가가 1000원 미만으로 일정기간 머무는 이른바 ‘동전주’ 역시 관리·퇴출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동전주는 시가총액이 작고 유동성이 낮아 주가 변동성이 크고, 주가조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내년 1월부터는 기준을 더 강화, 코스닥시장은 시총 300억원, 코스피는 500억원 미만 기업이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된다. 삼성증권은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인 ‘시총 300억원 미만’ ‘동전주’ ‘완전자본잠식’ ‘벌점 10점 이상’ 등에 현재 부합하는 종목만 306곳에 달한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밝히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실적 개선 가능성이 낮은 기업을 증시에 장기간 존치시키는 것은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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