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로 국내 증시 거래가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본주와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합친 거래대금 비중이 83%에 달한다는 일부 보도 수치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실제 비중이 44.1%라고 반박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거래대금은 각각 9조5563억원, 15조256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 합산 거래대금은 24조8123억원이다. 같은 날 코스피·코스닥 합산 거래대금은 48조6090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은 51.0%였다.
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상장하기 전날인 지난 5월 26일 30.0%에서 한 달 반가량 만에 21.0%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국내 증시 거래가 반도체 대장주 두 종목에 집중되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논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거래대금까지 더한 비중 산정 방식에서 비롯됐다. 지난 8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15조6045억원이었다.
이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본주 거래대금과 합산한 뒤, ETP 거래대금이 제외된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48조6090억원을 분모로 삼으면 비중은 83.1%가 된다.
그러나 거래소는 이 같은 계산 방식이 실제 시장 내 비중을 과대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에는 ETF 등 ETP 거래대금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ETF 거래대금을 분자에 더할 경우 분모에도 ETP 거래대금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래소가 제시한 8일 기준 ETP 포함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91조6315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본주와 관련 ETF 16종의 합산 거래대금 비중은 44.1%로 계산된다.
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같은 날 전체 ETF 거래대금은 42조8012억원이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 거래대금은 전체 ETF 거래대금의 36.5%를 차지했다.
반도체 쏠림은 지수 변동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6.92%, 6.06% 하락하자 코스피는 4.91% 내린 7656.31에 마감했다. 8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6.25%, 5.68% 떨어졌고, 코스피는 5.35% 하락한 7246.79로 내려앉았다.
대차거래 잔고에서도 두 종목 비중은 확대됐다. 지난 5월 26일 전체 대차거래 잔고 147조9867억원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한 비중은 각각 15.9%, 16.2%였다. 지난 8일에는 전체 대차거래 잔고가 134조6574억원으로 줄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은 각각 17.4%, 21.5%로 높아졌다. 두 종목 합산 비중은 32.1%에서 38.9%로 상승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수급 쏠림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 비중이 주식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확대는 이런 쏠림 현상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6일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시장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필요할 경우 운용사의 과도한 마케팅 여부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근 조정 과정에서 반도체와 비반도체 업종 간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쏠림 완화 흐름 속 반도체 대 비반도체 로테이션이 이뤄지고 있다"며 은행, 화장품, 유통 등 이익 모멘텀이 강한 업종이 선방했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치권에서 연달아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수급 쏠림 문제점을 질타하는 가운데 거래 관리 강화, 괴리율 규제, 투자자 진입장벽 상향 등 제도 개선이 동반된다면 개인 투자자의 극심한 수급 쏠림 분산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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