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갈등 격화 속 반도체·바이오 투자 변수 부상
글로벌 경쟁 심화 국면서 내부 리스크 확대 우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국가 전략 산업을 담당하는 삼성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잇따라 노조의 파업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파업 리스크가 자칫 미래 투자 여력 축소로 이어져,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는 현재 진행 중인 노동쟁의 조정을 중지하고 이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도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3.1% 찬성률로 쟁의권 확보를 완료했다.
두 회사의 주요 쟁점은 임금 및 처우 개선이다. 삼성전자는 연간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임금 협상에서 사측은 평균 6.2%(기본 4.1%, 성과 2.1%) 인상을 제시한 반면, 상생지부는 평균 약 13%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다.
문제는 두 회사 모두 최근 상당한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글로벌 시장 환경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핵심인 반도체 부문은 HBM4 세계 최초 양산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과거 HBM3E 초기 대응 지연으로 위기를 겪었던 만큼 지속적인 투자와 생산 안정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현재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78만5000L)을 보유하고 있으나, 경쟁사들의 추격이 매섭다.
스위스 론자를 비롯해 일본 후지필름(2028년까지 70만L 확보 목표), 중국 CL바이오로직스(창사 5년 만에 70만L 확보) 등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생존을 위해 두 회사는 막대한 투자를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총 450조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5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파업 등의 내부 리스크가 자칫 이러한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는 대내외적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보상 확대에 무게가 실릴 경우 중장기적인 투자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결국 글로벌 수주 등 사업 경쟁력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 주력 수출 품목 중 바이오헬스 분야가 279억 달러(8위)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중 의약품 수출이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확대가 큰 역할을 했다.
매출의 97%를 수출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연평균 13.6% 성장 전망)에서 국가 수출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파업 향방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해 노조 측이 현재의 확실한 보상을 요구하는 심정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서 강경한 파업으로 회사와 국가 산업 경쟁력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폭넓은 시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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