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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전자 파업 논란①] 파업 피해 '최대 30조'…韓 경제 '뇌관' 건드리...

글로벌 반도체 질서에 미칠 파장을 5회 시리즈로 심층 점검한다. 삼성전자 2026년 임금협상이 노사 간... 반도체 호황을 타고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는 300조2131억원으로 제시되고...

[삼성전자 파업 논란①] 파업 피해 '최대 30조'…韓 경제 '뇌관' 건드리...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내놓으라며 5월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측이 제시한 보상안을 거부하고 나선 행동이다. 파업은 삼성전자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오랜 부진을 딛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수출 한국호(號)의 엔진이 꺼지는 사태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미중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밀려오는 엄중한 시기라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뉴스웍스는 삼성전자 노사의 주장과 간극을 해부하고,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대한민국 경제와 글로벌 반도체 질서에 미칠 파장을 5회 시리즈로 심층 점검한다.

삼성 13개 계열사 연합 노조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전자 2026년 임금협상이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노조는 5월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임단협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 4월 23일 집회를 시작으로,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파업은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국가적 경제 리스크로 번질 소지가 크다.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를 선언한 초기업 노동조합은 총파업 피해액이 적게는 20조원, 많게는 3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SK하이닉스發 자극에 노조 '15%' 요구…규모만 45조원

삼성전자 노조는 그동안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고 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잠정실적)을 발표하자 노조는 요구 수위를 곧바로 높여, 최근에는 사측에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경쟁사 SK하이닉스의 파격적인 보상 전망도 성과급 요구 수위를 크게 높인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맥쿼리증권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직원은 내년에 1인당 평균 12억9000만원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 447조원을 기준으로 산출할 경우 성과급 재원만 44조원에 달하며, 전체 임직원 3만4500명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수령액이 상당한 규모에 이른다는 것이다.

반도체 호황을 타고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는 300조2131억원으로 제시되고 있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45조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연간 투자한 연구개발비(R&D) 37조70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그간 사측은 노조안의 전면 수용보다는 단계적·실적 연동형 제안으로 맞섰다. DS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하면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쟁사 대비 인원이 많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쓸 경우 메모리사업부 성과급 지급률이 경쟁사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재원으로 쓰겠다고도 제안했다. 올해와 같은 경영 성과를 달성하면 별도의 특별 포상을 지급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복지 패키지도 함께 제시됐다. 사측은 '주택 대부 제도'를 신설해 무주택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까지 연 1.5% 금리로 10년간 분할 상환이 가능하도록 하고, 출산 지원금을 최대 5배 상향하는 등 역대급 복지 방안을 내놨다. 올해 DS부문 직원들에 한해 성과급 상한선인 연봉 50%를 초과하는 특별 포상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열어뒀다.

그럼에도 양측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사 측 제안이 '일회성'에 그친다며 '이를 제도화해 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은 내년 임금협상 건은 기존에 했던 것처럼 내년에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거액의 성과급 요구는 주주 반발이라는 또 다른 변수도 안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가 461만명에 달하는 만큼 '주주환원'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시각에서, 영업이익의 15%에 이르는 성과급 지급은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3월 열린 SK하이닉스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은 SK하이닉스의 높은 성과급 수준을 문제로 지적한 바 있다.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사진제공=삼성전자)

◆노사 갈등 넘어 '국가 경제 리스크'로…한국경제 뿌리 '반도체' 흔든다

재계에서는 대한민국 경제의 실질적인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도체 산업이 삼성전자의 쟁의 행위라는 암초를 만난 것으로 평가한다. 단순한 기업 내부 노사 문제를 넘어 반도체 생산 차질이 국가 거시경제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국가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는 빠르게 심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최신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돌파하며 328억3000만달러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수출액(861억3000만달러)의 38.1%에 달하는 수치로, 1년 전인 2025년 3월 반도체 비중이 22.5%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 사이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셈이다.

성장세 자체도 반도체가 이끌고 있다. 작년 12월 대비 전체 수출 증가분 166억달러 가운데 72.3%에 해당하는 120억달러가 반도체에서 나왔다. 사실상 한국 경제의 성장을 반도체가 홀로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 같은 반도체 의존 구조 속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점유율 약 36%를 기록했으며, 같은 분기 D램 매출은 193억달러(약 28조60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이 한국 반도체 수출은 물론 글로벌 메모리 공급 전반에 미칠 충격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수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설 경우 그 파장은 '반도체 수출 급감→무역수지 흑자 축소→경상수지 악화'로 연쇄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설계 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수출 기여도 절대적…생산 차질 시 '성장률 후퇴' 리스크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징인 '수출 의존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은 곧바로 국가 성장 지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 경제는 GDP의 약 4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2025년 실질 성장률 2.04% 중 수출의 기여도가 1.93%포인트로 추정될 만큼, 수출은 사실상 한국 경제 성장을 홀로 이끄는 축이다.

이런 구조에서 국내 반도체 생산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가 쟁의 행위로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그 충격은 수치로 가늠할 수 있는 수준이다.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생산 차질로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GDP가 약 0.8% 하락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의미한 수출 감소와 함께 국가 경제 성장 자체가 멈춰 설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이 같은 리스크가 대외 악재와 맞물려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의 삼중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출마저 흔들릴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칠 타격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수출이 흔들릴 경우 하반기 경제 운용 계획 전체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또한 그 충격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하반기 경제 운용 계획 전반으로 확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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