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파업 예고에 일방적 비판 논조 가득
“손실 규모만 부각… 갈등 원인은 조명되지 않는다”
국가적 혜택받은 산업, 사회적 책임 논의는 사라져
▲ 2026년 4월23일 투쟁 결의대회에 참석한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사진=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삼성전자 노동조합(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이 총파업을 예고하자 경제신문을 중심으로 '국민경제를 발목 잡는 생떼'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정 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나누는 게 바람직한지 사회적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할 상황에서 기업과 경제의 피해를 강조하는 '훈계식' 논조가 다수라 본질이 가려진다는 지적이다.
국민경제 발목잡기? 노조에만 책임 묻는 언론
네이버에 '삼성전자 파업'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기사의 갈래는 크게 3가지다. 첫째, 파업으로 인한 삼성전자 피해를 강조하는 보도다. 한 민간 정책연구 포럼에서 '삼성전자 노조 파업의 파급 효과' 발표가 이뤄지자 따옴표로 기사가 쏟아졌다. (4월26일 연합뉴스), (4월26일 한국경제) 등이다.
삼성전자 파업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연결 짓는 보도도 나왔다. 원·하청 교섭과 관련된 노란봉투법과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도 국민의힘의 논평을 인용한 보도가 무비판적으로 이뤄졌다. (4월27일 TV조선), (4월27일 한국경제) 등이다.
▲ 2026년 4월23일 평택사업장 앞에서 삼성전자 직원 약 4만 명이 모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삼성전자 노조 활동에 반대하는 '주주운동본부'의 주장도 '맞불집회'라는 이름으로 주요하게 소개됐다. 지난 23일 삼성전자 직원 4만여명이 평택사업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 이후 노사 갈등으로 인한 손실 책임을 노조에만 묻는 주장이 인용됐다. 특히 "집회 주최자인 민경권 씨(79년생, 스타트업 운영)는 '직원들의 무도한 요구 속에 500만 삼성전자 주주들이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등 문구가 일부 언론에서 똑같이 등장해 삼성전자 측에서 배포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도 나왔다. 삼성전자 측은 28일 미디어오늘에 "회사에서 그런 보도자료를 배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 지난 24일 서울경제 사설.
경제신문은 '상황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글로벌 기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노조가 '성과급 생떼'를 부린다는 논조다. 지난 20일부터 지난 27일까지 나온 주요 경제신문 사설은 (4월24일, 서울경제), (4월27일, 서울경제), (4월20일, 매일경제), (4월23일, 매일경제), (4월24일, 매일경제), (4월20일, 한국경제) 등이다.
노조 "총파업 이르게 된 이유에 대한 보도는 왜 없나"
삼성전자 노조는 초과이익 성과급(OPI) 상한 폐지와 연간 영업이익 15% 성과급, 성과급 제도 투명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내부 반발이 거세졌다. 삼성전자 노조는 결의대회에서 "잃어버린 자부심을 투쟁으로 쟁취하자", "인재제일 경영원칙 파업으로 바로잡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은 300조 원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산업이 여러 국가적 혜택을 받아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이 막대한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 정하는 건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판단을 내포한다. 특정 기업의 성과를 두고 투자를 유도하도록 하는 게 맞는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게 맞는지 등의 논의다. 최대 45조 원의 성과급 규모에 대해 고임금 노동자들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만큼 인력 유출과 근로의욕 저하가 심각해 삼성전자 노조 입장에선 절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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