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비가 적용된 가전.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빅스비'를 가전과 모바일 전반으로 확장하며 '디바이스 에이전트'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 음성 명령 수행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기기 상태까지 반영하는 맞춤형 제어로 진화하면서 삼성 생태계 전반의 연결 경험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고도화한 빅스비를 AI 가전에 적용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는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 속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기능 실행과 기기 간 연동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음성 명령 방식이 사전에 정의된 키워드 중심이었다면 새 빅스비는 일상 언어를 이해하고 맥락을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용자의 발화 내용뿐 아니라 이전 대화 흐름까지 고려해 보다 정교한 응답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별도의 명령어 학습 없이도 직관적인 기기 제어가 가능해졌다.
특히 가전 영역에서는 자동화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세탁이 종료되면 바닥 청소 좀 해줘"와 같이 조건을 설정하면 세탁 종료 이후 로봇청소기가 자동으로 작동하고 "비가 오면 에어컨으로 제습해줘"와 같은 환경 기반 명령도 수행된다. 개별 기기 제어를 넘어 여러 제품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시나리오형 자동화'가 가능해진 셈이다.
제품 관리 기능도 고도화됐다. 사용자가 제품 사용법이나 점검 방법을 질문하면 음성 안내와 함께 화면이 있는 가전에서는 영상 가이드까지 제공한다. 별도의 검색이나 고객센터 문의 없이도 문제 해결이 가능한 구조다.
이번 변화는 생성형 AI 결합을 통해 한층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빅스비에 퍼플렉시티를 연동해 '오픈 Q&A' 기능을 도입했다. 사용자는 가전제품을 통해 외부 정보에 대한 질문까지 할 수 있으며, AI는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답변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가전이 정보 탐색의 창구 역할까지 수행하게 됐다.
이 같은 흐름은 모바일 영역에서도 동일하게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부터 빅스비 베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연어 기반 디바이스 제어 기능을 스마트폰에 먼저 적용했다. 해당 베타는 'One UI 8.5' 환경에서 진행되며 갤럭시 S25 시리즈를 중심으로 순차 확대됐다.
베타 버전의 빅스비는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 기기 설정 상태를 반영한 맞춤형 제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특정 기능을 요청하면 단순 실행이 아니라 현재 설정값과 사용 패턴을 고려한 최적의 옵션을 함께 제시한다.
또한 대화 도중에도 실시간 정보 검색이 가능해졌다. 사용자가 질문을 이어가면 빅스비가 웹 기반 정보를 탐색해 끊김 없이 답변을 제공한다. 음성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질문-탐색-실행'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향하는 빅스비는 개별 기능 수행을 넘어 사용자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AI 에이전트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가전과 모바일을 연결하는 통합 인터페이스로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용재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 빅스비는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각 제품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삼성의 AI 가전이 집안의 동반자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빅스비와 소프트웨어 기능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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