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200억 달러(약 29조 원) 규모의 자체 반도체 제조 시설 테라팹(TeraFab) 건설 계획을 공개했다.
머스크 CEO는 삼성전자·TSMC·마이크론 등 기존 공급사로부터의 칩 조달을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들의 증설 속도가 자신이 요구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자체 생산 체계 구축의 배경을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22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 라이브스트림을 통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작으로 텍사스주 오스틴 동부 트래비스카운티 내 테슬라 캠퍼스 부지에 테라팹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머스크 CEO에 따르면 테라팹은 로직 반도체 생산부터 메모리, 패키징, 테스트, 리소그래피 마스크 제조까지 단일 건물 안에 집약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머스크 CEO는 이 같은 통합 구성이 전 세계 어느 반도체 시설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마스크 수정과 재검증 사이클을 단축하는 데 핵심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스페이스X·xAI가 기존 공급사로부터 칩 구매를 지속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에도 "가능한 한 빠르게 확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테라팹이 실제 양산 체계를 갖출 경우, 삼성전자가 이들 기업에 공급하는 AI 추론 칩 및 메모리 물량이 중장기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스페이스X가 올해 2월 xAI를 인수하면서 머스크 CEO 계열사 간 반도체 수요가 단일 공급망으로 통합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테라팹에서 생산될 칩은 크게 두 종류다. 하나는 테슬라 차량과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될 엣지 추론용 칩이고, 다른 하나는 위성 탑재를 위해 우주 환경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다. 머스크 CEO는 위성용 칩이 지상용보다 높은 온도에서 구동되도록 설계돼 방열판 무게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 목표치로는 지상용 연간 100~200기가와트(GW), 태양광 전력을 활용하는 위성 기반 AI 컴퓨트에는 최대 1테라와트(TW) 규모를 제시했다. 머스크 CEO는 현재 전 세계 AI 컴퓨트 생산량을 연간 약 20GW로 추산하며, 이는 자신의 수요 대비 약 2%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머스크 CEO의 구상이 얼마나 현실에 가까운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이번 발표에서 양산 개시 시점이나 공정 노드(이전에 언급된 2나노미터 기준 포함)에 대한 구체적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로직·메모리·패키징을 단일 시설에 통합한다는 구상 자체가 전례 없는 시도인 만큼, 설비 조달부터 수율 안정화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머스크 CEO가 과거에도 야심찬 생산 목표와 일정을 제시한 뒤 실제 이행이 지연된 사례가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1테라와트라는 장기 목표치에 대한 신뢰도 역시 엇갈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사진/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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