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 회동 후 5개월만
‘멀티 공급 전략’ 완성차 우위 시장·엔트리 전기차 확장 전략은 변수
삼성SDI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 독일 완성차 3사와의 공급 관계를 구축했다. [그래픽=구글 Gemini 생성]
【뉴스퀘스트=이승주 기자】 삼성SDI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 독일 완성차 3사와의 공급 관계를 구축했다.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EV)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기차 초기 시장과 달리 멀티 공급 구조로 변화한 점이 향후 수익 실현에 변수로 부각될 전망이다.
◇ 전기차 수요 확산 기대 속 벤츠와 배터리 공급 계약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벤츠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공급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다년 계약임을 고려해 10조원대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3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2028년부터 벤츠의 차세대 전기차에 하이니켈 기반 니켈코발트망간(NCM) 소재가 적용된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이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만난 이후 약 5개월 만에 성사된 계약인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 독일 자동차 3사와 공급 관계 맺은 삼성SDI
삼성SDI는 이번 계약을 통해 BMW, 폭스바겐을 포함해 독일 3사와 공급 관계를 구축했다. 다만 각 계약 당시 시장 상황은 차이를 보인다.
삼성SDI가 BMW와 협력을 시작한 시기는 2009년으로, 기술 협력으로 관계를 맺었다. 이후 2013년경 초기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 프리미엄 전기차 라인업이 확대되는 동안 장기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전기차 초기 성장기에는 배터리 업계의 협상력이 우위를 보였다. 시장 초기에는 배터리 셀 생산 능력, 소재 공급망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대체 불가 부품으로 꼽혔다.
폭스바겐과의 계약 당시에는 플랫폼 표준화 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과 함께 경쟁했다. 현재는 완성차의 협상력이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LFP 대량 생산과 전기차 성장 둔화 등 복합 요인이 겹치며 공급이 넘치는 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완성차 회사는 배터리 1개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벤츠와의 계약 구조는 경쟁형 구조로 이뤄져 있다. CATL, 파라시스(Farasis)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배터리 공급에 함께 참여한다. 앞서 BMW 계약은 핵심 고객으로 분류됐으나, 폭스바겐과 벤츠의 경우 단일 공급사의 비중이 제한적이다.
폭스바겐과의 계약 역시 초기에는 전기차 수십만 대 규모에 달하는 20GWh 수준의 공급이 논의됐으나 이후 5GWh 수준으로 축소됐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이 배터리 자체 조달을 비롯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며 물량이 줄어든 점을 하나의 요인으로 꼽았다.
요르그 부르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멤버 및 최고기술책임자(CTO)(오른쪽),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오전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배터리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 LFP 확대 흐름 속 NCM 공급은 변수...전고체 배터리 또한 승부수
또한, 삼성SDI는 고가의 고성능 배터리 NCM을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전기차 시장은 리튬인산철(LFP)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LFP는 NCM에 비해 주행 거리가 짧으나, 수명이 길고 원료가 저렴한 특성이 있다.
LFP의 확산으로 인해 NCM 수요 기반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그 가운데에서도 벤츠 역시 중국과의 경쟁 속에서 저가 전기차 브랜드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벤츠는 고급 브랜드로서 장거리 주행에 유리한 NCM을 LFP로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벤츠 역시 고급 모델과 그 아래 엔트리급 모델의 배터리 구성을 이원화하고 있다.
한편,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체제를 계획,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2029년 양산을 추진하고 있는 SK온, LG에너지솔루션보다도 시기가 빠르다. 벤츠 역시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 삼성SDI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삼성SDI가 점찍은 미래 먹거리로서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가 향후 차세대 전기차시장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로서 불이 잘 붙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액체 전해질로서 가연성이 있는 기존 배터리와 차이를 보인다. 또한, 같은 크기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유럽 수주가 2028년부터 매출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벤츠 수주 역시 이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SDI가 벤츠에 배터리 공급을 시작하는 2028년 매출액 전망을 상향했다. 기존에는 20조740억원으로 예측했으나, 2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24조482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영업이익 전망 역시 기존 2조1740억원에서 2조3030억원으로 상향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변하는 만큼 하이니켈 NCM 뿐만 아니라 중고가 배터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벤츠와 처음으로 NCM 공급 계약을 체결한 만큼, 향후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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