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보이지 않는 비용’ 섬뜩 경고
공장 가동 중단땐 하루 1조 손실
공급 불확실성 커지면 고객사 이탈
노조는 이재용 자택 앞 집회 예고
사진=최현규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다음 달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30조원 규모의 비용 손실뿐 아니라 고객 이탈과 시장 지위 약화 등 치명적인 구조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학계의 경고가 나왔다. 반도체 초호황기 속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최대 리스크로 부상한 가운데 노조는 총파업 첫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 집회도 신고하며 사측과의 ‘강대강’ 대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3일 민간 정책 연구 포럼인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삼성전자 노조 파업의 파급 효과’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번 파업은) 장부에 기록될 생산 차질액보다 훨씬 더 깊고 치명적인 ‘구조적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 교수는 노조가 예고한 대로 다음 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감행할 경우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이 분당 수십억원, 하루에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 라인이 중단되면 수율과 품질까지 영향을 미쳐 최대 30조원의 잠재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파업 장기화 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최대 10조원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무엇보다 생산 차질로 인한 직접 손실보다 고객 이탈, 공급망 재편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공급업체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은 신뢰와 공급 안정성인 만큼 파업으로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 빅테크 고객들이 곧바로 대체 공급선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삼성전자 파업 시 1764개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에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점,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자본시장 전체를 불안정한 투자처로 인식해 외국인 투자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송 교수는 “엔비디아, TSMC, 인텔 등이 사활을 걸고 반도체 패권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 등 미래 가치 창출에 집중해야 하는 골든타임에 파업 리스크 관리에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한국의 반도체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송 교수가 삼성전자의 노사 분쟁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지배구조 혁신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성과급 산정 기준의 객관화 및 정례화, 성과급 산출 과정을 검증하는 중재·검증 위원회 상설화, 이익이 클 때는 더 많이 나누되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면 성과급을 환수하거나 조정하는 ‘구간형 성과공유제’ 등 6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이다. 지난 23일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결의대회에는 초기업노조 4만여명이 참석했고, 이로 인해 야간 교대 근무 시간 동안 메모리 팹(공장) 생산실적이 1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파업 돌입 첫날인 다음 달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총파업 규모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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