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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산업 콕!] K-반도체, 'JTI 삼각동맹' 따돌려야 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국가 차원의 파격적 지원을 등에 업은 경쟁국들과의 격차는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최 회장의 지적처럼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중화된 자금 투입과 계획적인 대응이...

[산업 콕!] K-반도체, 'JTI 삼각동맹' 따돌려야 산다

‘나 홀로 질주’끝..일본·대만·인도 ‘맹추격’

日 3대 거점 구축해 완전 자급체제 시동

印 2%대 저금리·실시간 인프라 파상공세

최태원 회장 “AI 게임 감당할 방법 찾아야”

공공뉴스=정진영 기자

일본이 대만·인도와 손잡은 JTI 동맹에 더해 자국 내에 첨단 AI 칩 R&D 거점까지 마련하며 반도체 부활에 승부수를 던지자, 한국 정부와 산업계도 특별법 제정과 대규모 펀드 조성으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글로벌 반도체 지형이 개별 기업의 경쟁을 넘어 국가 연합군 간의 생태계 수직 계열화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TSMC의 일본 구마모토 제2공장 JSAM. <사진출처=JSAM>

◆일본 3대 거점 육성과 JTI 동맹의 맹추격

일본 경제산업성은 1306억엔(약 1조1600억)을 투입해 도쿄(설계), 홋카이도(장비), 후쿠오카(차세대 소재)를 잇는 3대 R&D 허브를 조성한다. 이는 단순한 공장 유치를 넘어 설계-장비-소재-제조를 하나로 묶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홋카이도 거점은 자국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 공장 옆에 ASML의 첨단 장비를 갖춘 테스트 베드를 구축해, 일본산 소부장 기업들이 양산 가능성을 즉각 검증하게 한다.

일본 정부는 구마모토 제2공장에 확정된 7320억엔(약 6조8400억)의 보조금 외에도 하수관 개발과 폐수 처리시설 등 인프라를 무상으로 설치해 주는 패키지 지원을 펼치고 있다.

대만 정부는 TSMC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생태계 유지에 국력을 쏟고 있다.

TSMC는 일본 구마모토 제2공장에서 최첨단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설비 투자 규모를 기존 122억 달러에서 170억 달러(약 25조원)로 대폭 늘렸다.

대만 정부는 자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전방위로 지원하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 하는 패키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도 정부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구자라트주 전자경제사절단(GSEM)의 로힛 나익 대표는 “구자라트주는 향후 20~30년을 내다본 장기 로드맵 아래, 대만 신주 과학단지에 필적하는 대규모 반도체 허브를 반드시 완성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구자라트주는 이미 반도체 공장 운영의 생명선인 전력과 용수의 24시간 실시간 감시 체계를 가동 중이다. 자본 유치를 위한 금융 혜택도 공격적이다.

나익 대표는 “이자 보조금 정책을 통해 기업이 실감하는 실질 금리를 기존 7%에서 2%대로 끌어내렸다”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현지 투자를 가로막는 자본 비용 장벽을 국가가 직접 허물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리벨리온이 내놓은 대규모 AI 추론용 고성능 NPU(신경망처리장치) ATOM™-Max. <사진출처=리벨리온>

◆특별법 통과와 10조 펀드 가동..선도 기업 넘어 경제·안보 문제

이 같은 분위기 속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긴박하다. 지난 1월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반도체 특별법은 분산된 지원 정책을 통합 관리하는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컨트롤 타워를 세웠다.

여기에 1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가동해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국내 팹리스를 ‘K-엔비디아’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메모리 1위에 안주하지 않고 AI 반도체라는 핵심 전장에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해 JTI 동맹의 협공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앞서가고 있는 미국과 맹추격 중인 JTI 동맹을 보면서 일찍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남긴 경고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세계 AI 경쟁은 여태까지 보지 못한 숫자로 각 나라들이 투자하고 있다”며 “한국은 그만큼의 여력과 자금이 없기에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면 AI 게임을 감당할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누가 먼저 점령해 선도 기업이 되느냐의 속도 문제도 있고 이는 경제·안보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집중화된 자금과 계획을 만들지 못하면 AI 게임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당시의 발언은 현재 TSMC와 일본, 그리고 인도의 맹추격으로 인해 현실적인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국가 차원의 파격적 지원을 등에 업은 경쟁국들과의 격차는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최 회장의 지적처럼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중화된 자금 투입과 계획적인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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