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극심한 내홍에 휩싸인 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의 거취를 둘러싸고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당내 전방위적인 사퇴 압박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장 대표는 18일 오전 과로와 단식 후유증이 겹치며 응급실을 찾았다가 의료진의 권고로 입원했다.
장 대표는 지난 1월 ‘쌍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8일간 단식을 벌인 후 체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지방선거 전국 유세와 선거 이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을 지휘하며 피로가 극도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이날 예정된 의원총회와 국회 본회의에는 모두 불참했다.
장 대표의 입원에도 불구하고 사퇴 요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전날 3시간 동안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사퇴론이 분출한 데 이어 이날도 장외 설전이 격렬하게 이어졌다. 친한(친한동훈)계 배현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 절대다수인 80% 이상이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며 “선거에 패배하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 처음 보는 철면피 같은 장면”이라고 맹비난했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패배한 당대표가 물러나는 것은 정치적 도리”라고 지적했다.
조직적인 움직임도 포착됐다. 안철수·유의동·김성원·송석준 등 경기 지역 의원들은 이날 오후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회견문 조율 과정에서 이견이 생겨 회견은 보류됐으나 이들은 “경기 60석 중 7석만 건진 참담한 결과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는 계파 간 감정싸움이 노출된 아수라장이었다. 비당권파인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우리 지도부가 선관위 사태가 마무리되는 시점, 적어도 가을 전에는 임기를 종료하자”며 시한부 사퇴론을 제안하고 장 대표의 선거 기간 미국 출장 적절성을 따지며 공세를 폈다.
이에 당권파는 즉각 맞받아쳤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요즘 마이크만 잡으면 외계어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하며 “장 대표는 권력에 맞서 참정권을 지키기 위한 법적 투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지금은 단일대오로 뭉쳐야 할 때”라고 엄호했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공개 발언으로 당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것은 품격에 맞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균열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현재 장 대표 측은 사퇴보다는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 등 ‘참정권 수호’가 먼저라는 입장으로 정면 돌파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중진 나경원 의원이 “의견 수렴과 충분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속도조절론을 펴는 등 당내 의견이 여러 갈래로 쪼개지면서 장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내홍은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상당 기간 장기화될 전망이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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