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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천의 기회, 성과 나열보다 산업 완성에 달려

출고, AI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까지 이어지면서 사천은 미래 산업 거점도시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한 도시... AI 데이터센터 역시 단순한 투자 규모만으로 평가할 사안이 아니다. 결국 도시의 미래 경쟁력은 개별 성과의...

사천의 기회, 성과 나열보다 산업 완성에 달려

양기섭 지방자치부 부국장

사천이 지금 중요한 변곡점 위에 서 있다. 우주항공청 설치를 계기로 우주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이 본격화되고, 항공MRO 산업단지 준공과 KF-21 양산 1호기 출고, AI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까지 이어지면서 사천은 미래 산업 거점도시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한 도시 안에서 우주항공과 첨단 데이터 산업이 동시에 전개되는 사례는 흔치 않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사천은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 전략 속에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이 들어섰는가'보다 '그것이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다. 산업은 개별 시설이나 단일 사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항공MRO 산업단지가 준공됐다고 해서 산업 생태계가 저절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며, KF-21 양산이 시작됐다고 해서 지역 경제 전반에 즉각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AI 데이터센터 역시 단순한 투자 규모만으로 평가할 사안이 아니다. 결국 도시의 미래 경쟁력은 개별 성과의 크기가 아니라, 그것들을 하나의 구조로 엮어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로 바꿔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천은 더욱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최근 지역 사회 안팎에서는 우주항공과 AI 관련 성과가 잇따르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이 같은 성과들이 지나치게 '보여주기'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

산업 정책은 행사와 구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준공식과 출고식, 유치 발표는 출발점일 뿐이다. 그러나 지역 정치와 행정이 종종 이 출발점을 마치 완성처럼 포장하려는 유혹에 빠지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 이후의 운영과 연계, 후속 투자와 인력 양성, 기업 집적과 공급망 형성이 뒤따르지 않으면 성과는 오래가지 못한다.

사천이 진정한 미래 산업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주항공청과 국가산단, 항공MRO, 부품기업, 연구개발 기능, 정비 인력, AI 기반 데이터 처리 기능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행정은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인프라를 갖추고, 지역 사회는 이를 단기 성과 경쟁이 아니라 장기적인 산업 축적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산업 성과가 정치적 수사로 소비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도시의 미래는 눈에 띄는 시설 몇 개로 완성되지 않는다. 산업이 산업답게 작동하는 체계를 갖출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도 가능해진다.

사천은 이미 충분한 가능성을 확보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성과를 나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성과를 도시의 실력으로 바꾸는 일이다. 보여주기보다 중요한 것은 완성도다. 사천의 미래는 지금부터 무엇을 더 세우느냐보다, 이미 세워진 것들을 얼마나 치밀하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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