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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이버 레커의 구속을 바라보며(1)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김세의는 전형적인 강남 엘리트다. 국회의원의 아들로 태어나 대원외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공군에서 군복무를 성실히 마쳤으며, MBC 기자로 입사한 뒤 군 비리와 예산 낭비를 고발하는 보도로 사내 '베스트 리포트 상'을 받았다.

사이버 레커의 구속을 바라보며(1)

조환 프로그래머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김세의는 전형적인 강남 엘리트다. 국회의원의 아들로 태어나 대원외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공군에서 군복무를 성실히 마쳤으며, MBC 기자로 입사한 뒤 군 비리와 예산 낭비를 고발하는 보도로 사내 '베스트 리포트 상'을 받았다. 그의 이력이 여기까지였다면, 저명한 저널리스트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사이버 레커로 타락해 악명을 떨쳤고 끝내 구속됐다. 어긋남의 싹수는 기자 시절부터 보였다. 2018년, MBC 정상화위원회는 그의 인터뷰 13개 중 7개를 조작으로 판정했다. MBC를 퇴사한 뒤 그의 악의는 유튜브라는 무대를 만나 전국 단위의 혐오 비즈니스로 진화했다. 자신을 '좌파 정권의 억압에 저항하는 언론인'으로 포장하며 행동을 정당화하고 후원금을 거둬들였다. 그렇게 활개를 치는 동안, 아무도 막지 않았다. 아니, 막을 수 없었다.

마크 트웨인은 "진실이 신발을 신는 동안, 거짓은 세상의 반을 돈다"라는 말을 남겼다. 김세의씨는 이 말의 의미를 아주 잘 알았던 것 같다. 수법은 단순하고 악랄했다. 없거나 아주 작은 꼬투리를 잡아 추종자를 동원해 부풀렸다. 그의 레이더에 걸리면 멀쩡한 사람도 순식간에 누더기가 됐다. 표적이 스스로 해명에 나서는 순간, 오히려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누더기가 되기 싫은 공포를 이용해 취재비 명목으로 금품을 뜯어냈고, 여론 세탁과 함께 출연하면 홍보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광고비를 요구했다. 이 요구를 거절한 사람들은 정신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물어뜯겼고, 응한 사람들은 그의 재산 증식에 이바지한 소극적 공범이 됐다. 그는 조직적으로 설계된 혐오의 공장을 세웠다. 연예인 쯔양을 음해하다 감옥에 갇힌 사이버 레커들이 김세의씨와 뒷거래를 했다는 녹취가 공개된 것이 그 증거다.

그는 누더기 이미지를 오히려 무기로 삼는 전술을 설계했다. '똥이 더러우니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나'라는 방어기제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전투구의 장이 펼쳐진다고 느끼면, 제삼자는 대부분 방관자로 물러선다. 이 프레임이 완성되는 순간 피해자는 더 고립된다.

끊임없는 고소와 소송으로 상대를 소진시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에게는 싸움 자체가 목적이었으며, 법률 다툼의 과정은 곧 상대방에게 내리는 사적 제재였다. 비용과 시간을 감당할 수 없는 개인에게는 소송 그 자체가 곧 형벌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싸움에 휘말린 피해자들은 대부분 그에게 대꾸하지 않거나, 그만해 달라는 명목으로 광고를 팔아주었다. 그리고 피해자들의 그런 반응들은 그의 승리 서사가 되었다.

그에게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따위 휴지 조각이었다. 버닝썬 게이트 공익신고자의 실명과 얼굴을 생방송으로 공개해 위법으로 불구속기소 됐다. 사회의 부패를 고발하는 내부 고발자를 지키는 것은 민주주의의 최후 방어선임에도, 자신의 수익을 위해 그것을 허물었다.

악행은 멈추지 않았다. 유명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공세는 연예, 방송, 사업, 정치, 경제계 등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언더도그마를 철저히 이용해, 강자처럼 보이는 약자들을 공략했다. 공격 대상으로 삼은 연예인의 방송 하차 시위를 벌이고, 사업가의 제품에 불매 운동을 벌였다. 현대판 삼인성호(三人成虎)가 스크린을 타고 전국으로 흘렀다. 지역주의도 서슴지 않았다.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와 수사 담당 경찰관을 '전라도', '빨갱이', '쓰레기'로 매도했다.

비대한 자아는 결국 어제의 동지들조차 적으로 돌아서게 했다. 그와 함께했던 사이버레커 일당들은 물론 보수, 우익 언론들조차 그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끝내 구속이라는 최후를 맞았다. 사필귀정, 인과응보다. 타인을 그저 자신의 부를 위한 소모품으로 쓴 자의 당연한 결말이다. 그의 최후는 재능과 학벌과 특권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 그 사회적 자산을 도구로 소모해 버릴 때, 우리 사회는 이를 회복하느라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사이버 레커들이 돌아왔을 때 같은 짓을 반복하지 못하게 막을 제도가 준비 중이다. 그러나 그 제도가 얼마나 효용이 있을지는 따져봐야 한다. 게다가 그의 타락은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구조, 방치한 제도, 함께 들러리를 선 언론이 있었다. 이제 그 공범들을 살펴볼 차례다. 그의 구속이 쉼표가 아닌 마침표가 되게 할 방법들을 다음 편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조환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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