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울산시가 국장급 인사를 마무리하며 본청 지휘체계를 정비했지만, 산하기관은 여전히 ‘빈집’이다. 울산시설공단,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울산테크노파크,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문화관광재단 등 6곳의 수장이 공석이다. 현재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은 울산신용보증재단 한 곳뿐이다.
공모와 인사청문을 거쳐야 하는 만큼 당분간 공백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일부 기관에서는 차질이 빚어졌다. 울산연구원은 지원자가 1명에 그쳐 재공고에 들어갔고,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채용은 중단됐다. 울산문화관광재단은 다음 달 공모가 예정돼 있고, 울산시설공단은 후보자 3배수 추천 절차를 밟고 있어 나머지 기관도 갈 길이 멀다.
공모 재실시나 절차 조정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적임자를 찾는 과정이라면 오히려 필요하다. 하지만 지연과 중단의 이유를 시민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지 못하면 인선 표류로 비칠 수밖에 없다. 행정 내부의 소통과 조율 부족이 원인이라면 시민 신뢰를 얻기도 어렵다. 산하 기관장은 자리 채우기용이 아니라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첫 청문회는 이미 열렸지만 후보자의 자질과 경영역량을 깊이 따졌는지는 의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제3차 인사청문특위에서 결과가 채택되는데, 통과의례에 그친다면 민선 9기 첫 청문회는 제 기능을 잃는다. 이번 결과가 앞으로 인선의 기준선이 될 것이다.
본청 인사도 다르지 않다. 울산시는 ‘직무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내세우며 경제부시장과 복지보건국장, 공보담당관 등에 외부 경력을 가진 인사를 기용했다. 외부 전문가 영입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국비 확보나 투자 유치처럼 중앙정부와의 네트워크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강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성이 곧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울산의 산업구조, 청년 유출과 인구감소, 복지·보건 등 울산이 마주한 현안은 외부 영입 인사들이 쌓아온 정책 경험만으로는 온전히 읽어내기 어렵다. 책상 위 경력보다 시민의 삶과 현장을 얼마나 가까이에서 들여다봤는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영역이다.
인사의 성패는 이력이 아니라 결과가 가른다. 빈자리를 채우든 외부 인재를 들이든 물음은 하나다. 그 사람이 울산을 알고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아낼 수 있는가. 실용과 성과를 내건 민선 9기가 이제 인사로 그 약속을 증명해야 한다.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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