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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농지 정책, 현실 감안해 촘촘한 보완책 마련하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1일 당정협의를 열고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명백한 투기 목적이 아닌 상속·고령에 따른 휴경 농지의 처분을 유예하고, 관행적 임대차 등은 양성화하기로 했다. 농지 매입 예산도 충분히 확보하기로 했다.

[사설]농지 정책, 현실 감안해 촘촘한 보완책 마련하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방향’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1일 당정협의를 열고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명백한 투기 목적이 아닌 상속·고령에 따른 휴경 농지의 처분을 유예하고, 관행적 임대차 등은 양성화하기로 했다. 농지 매입 예산도 충분히 확보하기로 했다.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농촌 민심이 심상찮자 서둘러 보완책을 내놓은 것이다.

농지 전수조사는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가 투기 대상이 됐다”며 ‘경자유전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지시한 게 출발이다. 개정 농지법은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하고 지난달 28일 본격 시행됐는데, 정당한 사유 없이 농사를 짓지 않거나, 불법으로 농지를 빌려준 소유자의 농지 처분을 의무화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매년 농지 가액의 25%까지 이행 강제금이 부과된다. 정부는 농지법에 따라 지난 5~7월 1013만필지에 대한 전국 농지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불법 임대차·무단 휴경·불법 전용 등 농지법 위반이 의심되는 284만필지(27%)를 대상으로 심층조사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행 강제금을 내지 않기 위해 논밭을 팔려고 해도 농사지을 사람이 태부족해 팔리지 않고, 가격도 폭락하면서 재산권 침해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농지은행에 매각하는 것도 예산 부족으로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반발을 두고 “부동산 투기를 가려내기 위한 것인데 오해가 퍼진 건 투기꾼들이 선동한 결과”라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볼 일이 아니다. 농가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층이어서 직접 농사를 짓지 않거나 경작을 위탁하는 경우도 많다. 농촌의 임대·경작 관행과 농지법의 간격이 큰 것이다.

정부가 농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투기를 근절하고, 농지의 활용도를 높이려는 것은 타당한 정책이다. 그러나 방향이 맞다고 해도 제도의 취지와 현실의 간극이 크다면 정책 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농지 전수조사가 가뜩이나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의 위기를 가속화하는 것이 되어선 곤란하다. 정부는 농민이 정책 취지를 오해하고 있다고 탓할 게 아니라, 그들의 처지와 현실을 감안하고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농지 투기를 막고 농촌도 살릴 수 있도록 농지 소유와 이용 정책을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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