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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설]가상자산 과세 또 유예론, 조세 원칙 후퇴 말아야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가 또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설]가상자산 과세 또 유예론, 조세 원칙 후퇴 말아야

권대영 재정경제부 제1차관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PPS홀에서 가상자산 업계 및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상자산 과세 관련 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가 또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은 지난 20일 두나무, 빗썸 등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운영사 대표와 함께한 현장 간담회에서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이 시장에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과세 인프라와 시장 규율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의 유예·폐지론에도 과세 시행 방침을 고수하던 정부가 과세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는 예외사항을 먼저 언급한 것이다.

업계는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쳤다. 참석자들은 “사업자가 과세자료 제출 시스템을 구축·검증할 준비기간이 필요한 점과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의 과세 형평 등 국내 시장 여건과 글로벌 정책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달라”고 했다. 과세 인프라 미구축 등을 이유로 사실상 시행 유예를 요청한 것이다. 이번에 가상자산 과세가 미뤄진다면 네 번째 유예가 된다. 이래선 투자자는 물론 누구도 정부와 제도를 신뢰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6년 전 결정된 사안이다. 2020년 12월 국회는 가상자산으로 얻은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연간 이익 중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22%의 세율을 적용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시행은 2022년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정부는 “과세에 필요한 자료 확보와 검증 체계가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며 과세를 1년 유예했다. 1년 뒤엔 2025년으로, 그 2년 뒤인 2024년 12월엔 2027년으로 다시 시행을 미뤘다. 시행을 미룰 때마다 조금씩 다른 이유가 더해졌지만 ‘과세 체계를 보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은 동일했다. 도대체 과세 인프라는 얼마나 연기해야 구축될 수 있는 것인지 묻게 된다.

2024년 폐지된 금융투자소득세도 재도입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과세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았다. 주식 과세도 하지 않으면서 가상자산 과세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번에 다시 시행을 유예한다면 시장의 이런 불신에 불을 지르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런 만큼 가상자산 과세는 세율을 인하하거나 공제를 더 높여서라도 시행해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등락하지 않으며 투자자의 관심이 덜한 지금이 과세 시행의 적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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