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우리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동맹국을 돕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쓰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 한국이 거절했다며 “기억해두겠다”고 했다. 이란 관련 지원 요청을 우리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보름여 만에 다시 꺼내든 것이다. 특히 우리를 안보 무임승차의 대표적 사례처럼 거론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문제는 이번 발언을 단순한 즉흥적 불평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방위비, 주한미군, 통상 문제 등을 한꺼번에 꺼내 압박하는 방식을 반복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란 비(非)핵화 동참에 ‘사양한다(No thanks)’는 답을 들었다”라며 미 전쟁부에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하여, 한·미 정례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자유의방패(UFS)’ 일정을 절반으로 줄인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이와함께 관세나 통상 압박도 암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방위비 분담금, 주한미군 역할과 규모, 무역·관세 협상에서 실제 ‘청구서’로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뒷끝’ 정치에 대비하여 철저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방위비 증액 요구, 주한미군 감축론, 연합훈련 축소, 관세 압박이 동시에 제기될 경우를 가정해 협상 우선순위와 레드라인을 사전에 정해야 한다. 미국 요구를 사안마다 따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안보·경제·통상·외교를 종합한 하나의 협상 전략으로 묶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실제로 한미동맹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미국 조야와 의회에 지속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주한미군 주둔이 미국에도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거점이라는 사실, 한국의 방위비 부담과 국방력 강화, 한미 연합방위체제에 대한 기여 등을 숫자와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
한미동맹은 어느 한쪽의 시혜로 유지되는 관계가 아니다. 한국도 미국도 서로에게 전략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유지되는 동맹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언사에 감정적으로 맞설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반복되는 압박에 끌려가서도 안 된다. 필요한 것은 반미도 굴종도 아닌 국익 외교다. 지금부터라도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플랜 B’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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