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미래 조선산업의 핵심 승부처인 자율운항과 AI(인공지능) 선박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동력을 또 확보했다. 울산시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공모 사업으로 추진해 온 ‘AI 선박기자재 및 첨단부품 실증 지원센터 구축’ 사업이 어제 최종 선정됐다. 이달 초에도 산자부 공모 사업인 ‘수소엔진 육상실증 플랫폼 구축사업’이 선정됐다. 잇따른 선박 기자재 실증 관련 공모 사업선정으로 울산은 설계부터 시제품 제작, 실증, 국제 인증에 이르는 선박 기자재 ‘전주기 기술 지원’의 길을 활짝 열게 되었다.
이번 사업은 2030년까지 총 382억원이 투입돼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 인공지능 기반의 첨단 실증 거점을 마련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단순한 센터 건립을 넘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테크노파크,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들이 원팀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가상과 현장을 잇는 통합 시뮬레이션 시스템과 18종의 핵심 장비가 도입되면, 우리 기업들은 안방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 검증을 마칠 수 있게 된다.
가장 고무적인 대목은 지역 중소 기자재 업체들의 ‘실증 대란’ 해소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우수한 AI 기술력을 갖추고도 실제 선박에 적용해 본 데이터가 부족해 해외 시장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지원센터가 전주기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게 됨으로써, 중소기업들이 겪어온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직행할 수 있는 든든한 사다리가 놓인 셈이다.
지금 글로벌 조선 시장은 탄소중립과 자율운항이라는 파도 앞에 서 있다. 이미 울산은 고늘지구의 선박통합데이터센터와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를 통해 디지털 조선업의 기틀을 닦아왔다. 여기에 이번 ‘AI 선박기자재 실증 센터’와 ‘수소엔진 육상실증 플랫폼’까지 더해진다면, 울산은 명실상부한 ‘지능형·친환경 선박’의 메카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울산시와 사업 참여 기관들은 이번 사업이 단순한 인프라 구축에 그치지 않도록 내실을 기해야 한다. 급변하는 AI 기술 속도에 맞춰 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활용하고, 국제 표준 선점을 위한 대외 협력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잇따른 실증 지원센터 구축이 울산 조선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완성하는 핵심 엔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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