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역 주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외곽 지역 및 경기도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7일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올들어 서울 강남권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는 주춤해진 반면, 서울 나머지 구의 아파트 가격은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경기도 광명·성남·하남·용인·구리·화성시에선 오름새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6월 둘째 주 기준 화성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1.98%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도 7%를 넘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요즘 동탄은 불붙은 번개탄 같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해 서울 한강벨트가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면 올해는 서울 외곽과 경기권으로 불길이 번지는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집값 상승의 배경에는 공급 부족이 자리잡고 있다. 수요 억제책만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 대출을 조이고 특정 지역을 규제하면 수요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결국 강남을 누르면 외곽이 뛰고, 외곽이 뛰면 다시 수도권 전역으로 상승 압력이 번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문제는 서울 외곽으로 번지는 '집값 불장'이 단순한 지역별 가격 조정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 외곽은 실수요자들이 마지막으로 기대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이 지역 집값마저 빠르게 오르면 무주택 서민과 청년층의 내 집 마련 가능성은 더 멀어진다. 전세와 월세 부담까지 커지는 상황에서 매매가격 상승은 주거 불안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공급 확대에 대한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수요는 불안 심리에 휩싸여 더 빠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더 싼 곳, 덜 오른 곳을 찾아 이동할 뿐이다. 지금 서울 외곽과 경기권에서 나타나는 집값 불장은 그 현실을 보여준다. 정부는 규제로 시장을 누르겠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필요한 것은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공급 확대 방안이다. 지금이 연쇄 상승의 고리를 끊을 마지막 기회다. 정부는 조속히 공급 확대 의지를 말이 아닌 실행으로 보여줘야 한다. 도심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지역에 실수요자가 원하는 주택을 꾸준히 공급해야 한다. 인허가 지연과 사업성 악화로 멈춰 선 정비사업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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