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채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나랏빚이 130조 가까이 늘어나 우리나라 국가채무가 1천30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액을 경신했다. 재정적자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추경을 편성했고 이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전에 정부는 2차 추경 편성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가 나랏빚이야 얼마나 늘어나든, 무슨 돈이든 우선 쓰고 보자는 식이다.
정부가 6일 밝힌 지난해 말 국가채무는 1천304조5천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129조4천억원이나 가파르게 증가했다. 처음 예산상 전망치 1천301조9천억원보다 2조6천억 늘어난 수치다. 이로써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이 50%의 턱밑에 닿게 됐다. 이번 추경 편성 기준으로 올해 연말 국가채무 전망은 지난해보다 108조3천억원이 늘어난 1천412조8천억원이 될 전망이다.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는 104조2천억원으로 역대 네 번째이다. 올해 역시 1차 추경 편성 기준으로 재정적자가 107조6천억원으로 예상돼 3년 연속 재정적자가 10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9%였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 준칙’을 6년 연속 지키지 못하게 됐다. 그만큼 정부의 재정 건전성 확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차 추경에 대해 세수 증대로 ‘국채 발행 없는 추경’임을 강조했다. 올 1, 2월 증시 활황과 반도체 호황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세수가 10조원 늘어난 것은 맞다. 그러나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초과 세수의 51% 이상은 국가채무를 갚아야 한다. 정부는 ‘전쟁 추경’이라 하면서도 전쟁과 무관한 영화·숙박비나 예술인 지원에 1차 추경을 편성했다. TBS 지원금을 편성했다가 뒤늦게나마 삭감한 것은 당연하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6일 2차 추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하루 전 청와대도 2차 추경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다. 모두가 중동 전쟁 장기화를 조건으로 한 발언이지만 정부나 청와대가 추경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세수가 늘어나면 쓸 생각보다는 빚을 갚아야 한다는 자세가 먼저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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