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K리그1 2026 2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 경기가 열린 FC서울 홈 경기장에 기시된 걸개. 2026.9.7 /쿠팡플레이 중계 갈무리
프로축구 K리그1 서울월드컵경기장 홈 관중석에서 벌어진 부적절한 응원이 인천 시민의 공분을 샀다. 지난 5일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직후 서울 서포터스석에 인천시민을 ‘천한 사람’으로 모욕하는 현수막이 내걸렸기 때문이다. 걸개 속 인천(仁川)의 한자는 ‘사람 인(人)’과 ‘천할 천(賤)’으로 바꿔 표기됐다. 인천 축구단 전·현직 대표이사의 이름을 기괴하게 비하한 문구도 보였다. 이 모습은 TV 중계로 송출됐다.
이 장면을 본 인천시민 상당수는 불쾌함을 느꼈다. 응원이라고 말하기조차 힘든 저열한 행동이다. 통상적인 풍자의 범주를 넘어섰다. 인천 축구 팬을 비롯한 인천시민의 분노는 당연하다. 범죄로 판단할 여지도 있다. 상대 팀과 선수를 겨냥해 가볍게 도발하는 방식으로 응원 열기를 높이는 것은 스포츠 경기의 자연스러운 요소다. 하지만 특정 지역과 지역 구성원의 인격을 도발이나 비하의 재료로 삼는 것은 스포츠 정신과 크게 거리가 있는 모욕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주인 박찬대 인천시장이 “스포츠 본질을 훼손하는 지역 비하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어조로 입장을 밝혔다. 인천시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스포츠윤리센터에 공문을 보내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과 국민의힘 인천시당도 규탄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인천시민의 마음을 다치게 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서포터스 간의 신경전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연고지 전체의 명예와 자긍심을 훼손한 심각한 사안이다.
경기장 내 지역 비하와 혐오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시즌 포항 일부 팬들이 광주 원정을 비하하는 게시물로 충격을 준 바 있고, 최근 고교야구 청룡기 대회에서는 배재고 선수들이 광주일고와의 경기 중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구호로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잊힐 만하면 반복되는 그릇된 지역 비하와 혐오 표현은 어떤 이유로도 경기장 내에서 허용돼서는 안 된다. 관중석의 그릇된 응원 문화는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에도 심각한 위협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클린센터에 접수된 이번 사안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K리그 상벌규정에는 관중에 의한 종교·정치·인종 차별적 언동 시 승점 감점, 무관중 경기, 제재금 부과 등의 강력한 징계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관련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이번 사안을 처리하고, 재발 방지의 계기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