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환시장이 평일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됐다.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 사실상 쉼 없이 거래가 가능한 상시 거래 체제가 마련되면서 우리 외환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과 동일한 호흡으로 움직이게 됐다. 정부가 추진해 온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의 중요한 이정표이자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수출입 기업은 해외 시장이 움직이는 시간에도 실시간으로 환위험을 관리할 수 있고, 해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 집중됐던 거래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해 환율 결정 기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원화의 신뢰와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바람직하더라도 성공 여부는 초기 시장 안착에 달려 있다. 현재 외환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원화 변동성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거래시간이 대폭 늘어나면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오히려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심야 시간대의 얇은 유동성이다. 거래 참여자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작은 주문이나 예상치 못한 해외 악재만으로도 환율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정부 역시 이러한 위험을 인식하고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고 필요할 경우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보다 야간 시장의 이상 거래를 즉시 포착할 수 있는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구축해야 한다. 정부와 한국은행, 외환 당국, 은행, 증권사, 중개 기관 간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 체계를 상시 가동해 시장 불안을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율 급변 시 단계별 대응 기준과 시장 안정 조치도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해 시장 참가자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
외환시장 개방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다. 실제 지난해 거래시간을 1차 연장한 이후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시장 유동성이 개선된 경험은 이번 제도에 대한 기대를 높여준다. 다만 제도 변화는 속도보다 안정이 우선이다. 성급한 낙관론도, 과도한 비관론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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