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다 숨진 11살 어린이의 외할머니가 오늘 구속됐습니다.
숨진 어린이는 사망 사흘 전에도 교회를 빠져나와 주변에 도와달라 했었지만 결국 다시 교회로 돌려보내졌는데요.
사망을 막을 수 있었던 지자체도, 학교도, 경찰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보도에 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일 새벽 작은 남자아이가 주위를 살피며 도로를 건넙니다.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다 지난 5일 병원에서 실려 가 숨진 11살 A 군입니다.
A 군은 숨지기 사흘 전 새벽 홀로 교회를 빠져나와 인근 상점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상점 직원/음성변조 : "들어와서 저한테 인사했는데 그때 눈 아래쪽에 멍이 있었고요."]
인근 식당에 찾아가 배가 고프다고 해 밥을 얻어먹기도 했습니다.
[인근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애가 그냥 혼자 왔어요. 밥도 막 갖다가 먹더라고요. 너무 배고픈 거 같았어요."]
A 군에 대한 위험 신호는 이전부터 감지됐지만 안전망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교회에서 생활하던 A 군은 지난해 출석 일수의 3분의 1을 결석해 유급했고, 올 3월엔 의무교육이 면제돼 아예 학교에도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학교에선 지난 5월 한 차례 전화로 A 군의 상황을 확인한 게 전부였습니다.
A 군이 생활하던 교회도 아동복지시설이나 공동생활 가정으로 등록되지 않아 지자체 관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A 군을 교회에 맡기고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외할머니는 오늘(11일) 구속됐습니다.
[A 군 외할머니 : "(아동 학대 혐의 인정하세요? 학교에는 왜 안 보내셨어요? 손자 왜 교회에 맡기셨어요?) …"]
숨지기 전 여러 차례 도와달라 호소했던 A군.
그러나 그 어느 행정기관도 11살 어린이가 간절히 보낸 구조 신호를 받아주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그래픽 제작: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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