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진 프로필 활용의혹, 계정 10여 개 폐쇄
'경선경쟁 치열' 民서구청장 후보들 예의주시
디트뉴스 DB.
인공지능(AI) 사진 활용 ‘위장계정’ 의혹을 받아온 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구청장 예비후보 지지 온라인 계정 10여 개가 사라졌다. 이같은 방식이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해당 후보자 캠프 측에서 계정 폐쇄 조치를 내렸다.
<디트뉴스> 취재 결과, 민주당 서구청장 예비후보 A 씨 지지 활동을 벌여온 페이스북 계정 10여 개가 온라인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들 계정은 이달 초 일괄 생성됐고, 예비후보 A 씨 캠프 측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거운동 사진, 영상, 정책 홍보 자료 등을 홍보해왔다.
계정은 다양한 연령대 여성의 이름과 얼굴을 활용해 생성됐다. 프로필 사진은 AI를 사용해 만들었다는 의혹을 샀고, 연령대는 90년대생~70년대생이다.
해당 계정들은 음식 등 일상 사진 업로드 후 특정 후보 지지글을 올리는 패턴, 특정 해시태그·문장 반복, 계정 간 서로 좋아요와 댓글을 주고받는 등 온라인 교류 등을 이유로 조직적인 계정 운영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짧은 시간 내 수천명 친구를 맺고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같은 선거운동 방식이 논란이 되자, 공천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둔 지역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구의 경우 가장 높은 공천 경쟁률을 보이고 있고, 다수 예비후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오는 27일 1차 공천 심사를 발표한다.
선거운동 중인 한 예비후보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통제하는 정황이 있다. 여러 후보들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공정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공통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혹을 받고 있는 예비후보 A 씨는 “지지자들이 자신의 계정을 활용해 올린 글이다. 하지만 지지자들의 진심이나 진정성에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 계정 폐쇄를 요청했다”며 “선관위를 통해 AI 활용 콘텐츠를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가짜 계정 활용 여론 형성 세계적 흐름… 법조계도 ‘우려’
이스라엘 데이터 분석기업 ‘사이브라(Cyabra)’는 지난 18일 글로벌 선거 관련 분석 보고서 <디지털 정보전, 선거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공개했다. 대한민국을 포함해 필리핀, 대만, 노르웨이, 독일, 폴란드, 호주, 포르투갈, 싱가포르 등 9개 국가의 선거 관련 온라인 담론을 분석한 결과물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지난 21대 대통령선거 기간 분석 대상의 약 29% 계정이 가짜이고, 이 중 절반은 선거를 불신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확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브라는 이런 계정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이루며 같은 문장과 해시태그를 반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댓글 공간을 전략적으로 점유하고 이를 여론의 증거로 소비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도 전 세계 공통적인 패턴이었다.
법조계도 이같은 분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지지 여론 형성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법 위반 여부 판단도 복잡해지는 추세다.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가상 계정을 대량 생성해 선거운동에 활용했거나 타인 계정을 도용했다면 문제가 된다.
한 법조계 인사는 “가상 아이디를 활용해 SNS상에서 경선운동을 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이 허용하는 방법의 범위를 벗어난다”며 “가상 아이디를 생성해 정보통신망에 접속하거나, 타인의 SNS를 도용한 경우 불법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지혜·유솔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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