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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빅테크 장기공급계약 나선 '삼전·닉스'…하반기 실적 '청신호' 켤까

반도체 업체들이 빅테크 기업들과 잇따라 장기 공급계약(LTA) 협상에 나서며 하반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지고...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DDR5 장기공급계약 체결을...

빅테크 장기공급계약 나선 '삼전·닉스'…하반기 실적 '청신호' 켤까

삼성전자 주총장 앞에 전시된 삼성전자 HBM4와 HBM4E 실물 모습. (사진=채윤정 기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반도체 업체들이 빅테크 기업들과 잇따라 장기 공급계약(LTA) 협상에 나서며 하반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장기 공급계약이 체결되면 메모리 업체들의 높은 수익성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는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오픈AI발 불안감,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12일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일부 고객사와 LTA 완료…"중장기 수익성으로 변동성 줄일 것"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사와 메모리 다년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계약 체결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중장기 물량 확보 요청이 크게 늘어났다"고 공개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DDR5 장기공급계약 체결을 요청했으며, 최종 조율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계약은 올해부터 3년간 적용되며, 금액은 수십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고객사 요청에 기반해 메모리 다년계약을 추진했다"며 "이미 일부 고객사와는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고객사들은 AI 관련 미래 수요에 확신을 갖고 중장기 물량 확보를 요청하고 있다. 고객사의 중장기 수요를 바탕으로 투자 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콘퍼런스콜에서 "공급 제한 탓에 모든 고객의 요청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메모리 가격과 공급의 불확실성이 핵심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장기 공급계약이 구조적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안정적 정착을 위해 투자 효율성을 개선해 메모리 사업 변동성을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와 빅테크 기업들은 장기간 D램 단가가 크게 하락하는 것에 대비해 최저 가격을 설정하는 방안과 전체 계약액의 10~30%를 미리 지급하는 조건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메모리 업계 1·2위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D램 수급 불균형에 대비해 설비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지만, 몰려드는 수요를 전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무라증권은 "메모리 업체들은 현재 주요 고객사와 물량·가격·선급금 조건 측면에서 유리한 장기 공급계약 방식을 논의 중"이라며 "계약이 성사돼 메모리 산업의 새로운 사업 모델로 자리 잡는다면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다. 다른 산업군 대비 높은 수준인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추고 추가적인 주가 재평가 근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확대되는 메모리 장기 공급계약은 분기별 협상과 가격 하방 설정, 선급금을 통한 물량 확보 등으로 향후 가격 하락 속도와 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빅테크 기업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높은 이익률을 지속해나갈 것"으로 분석했다.

◆D램 가격 정체 진입 우려…업체들 "하반기 강세 지속" 반박

이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주력인 D램 가격이 정체 구간이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D램의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되면서 시장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서서히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 시장조사기관인 인스펙트럼테크는 DDR4와 DDR5가 모두 고점에서 피크를 찍고 정체 중이거나 다소 우하향하는 추세다. 전문가 중 일부는 올 상반기까지 D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D램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일시적 요인으로, 하반기까지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D램 가격 상승세 둔화는 급격한 가격 상승에 유통 물량이 일부 유입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HBM·서버 D램·eSSD 등 공급은 단기간에 늘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부사장도 D램 가격 상승 추세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김 부사장은 평균판매가격(ASP)에 대해 "D램은 전 분기 대비 90% 초반, 낸드는 80% 초반 상승했다"며 "현재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은 더 심화하고 있다. 1분기에 서버 응용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서버용 D램 판매가 전 분기 대비 10% 초반, 낸드는 20% 초반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일부 증권사, SK하이닉스 투자 의견 하향…'터보 퀀트'도 악재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종 내 최선호주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반면,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등장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7일 SK하이닉스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렸다. 증권사가 SK하이닉스 매수 의견을 철회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이 연구원은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이후 SK하이닉스도 1분기 40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며 "낸드 비트그로스(비트 기준 출하량 증가율)가 전 분기 대비 11% 감소해 매출과 이익률이 예상을 하회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ASP 상승 폭 대비 수익성 개선도 낮았고,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HBM4 매출 비중 확대로 하반기 수익성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주식 보유 비중 축소를 권고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도 5월부터 한 달간 반도체 하락을 유발하는 여섯 가지 조건 중 세 가지(개인 거래 비중 증가·이익 모멘텀 둔화·외국인 순매도)가 충족됐다며 반도체보다 다른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또 다른 실적주를 찾아서’ 보고서를 통해 “과거 통계적으로 반도체 업종의 하락을 유발한 여섯 가지 조건 중 개인 거래 비중 증가, 이익 모멘텀 둔화, 외국인 순매도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다수 증권사는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00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어, 추가 상승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한편, WSJ의 지난달 28일 보도도 반도체주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WSJ는 "오픈AI가 신규 사용자·매출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내부에서 데이터센터 지출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IPO를 앞두고 샘 올트먼 CEO와 비용 통제를 원하는 임원진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즉각 부인했지만 29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장 초반 하락세로 출발했다.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도 악재로 거론된다. 키-값 캐시를 저비트로 압축해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6분의 1로 줄이는 기술로, 반도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논문 수준 발표에 불과하며, 업계에서도 호황 사이클을 둔화시킬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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