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영업익 200조 SK하이닉스 신화
(상) IMF가 만든 반도체 빅딜
LG-현대-SK로 이어진 30년 … 반도체 재편 결정판
자구 노력·충북도민 총궐기 … 부채 10조 딛고 `불꽃'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충북도 제공
[충청타임즈]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이한 SK하이닉스가 역대급 기록 경신 행진을 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혹한기를 지나면서 적자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D램 시장의 선두 주자가 됐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해 200조원대에서 내년 400조원대까지 나온다. 한때 적자로 허덕이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신화 창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충북도민의 `하이닉스 구하기' 운동부터 황금알을 낳고 있는 지역의 효자산업이 되기까지의 여정과 미래 비전에 대해 2회에 걸쳐 살펴본다.
1998년 김대중 정부시절 외환위기가 초래한 IMF 한파가 몰아치던 겨울 LG는 현대전자에 반도체를 넘겼다. 정부는 `중복 투자 해소' 명분을 내세워 5대 재벌의 사업 `빅딜'을 주문했고 LG는 반도체 지분을 현대전자에 매각했다.
1977년 설립한 금성반도체가 20년만에 간판을 바꾸는 `반도체 빅딜'이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 구본무 회장은 강력히 저항했지만 대세가 기울면서 LG는 디스플레이, 통신으로 사업 방향을 틀어야 했다. 양사의 합병에 LG반도체 청주공장 직원 6000여명 대부분이 사표를 제출하고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등 반발했다.
당시 충북 청주산업단지에 자리잡은 LG반도체(LG일렉트론)는 LG화학 등 5개 계열사와 함께 충북 경제를 이끌 차세대 먹거리 창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LG반도체는 IMF라는 복병을 만나 반도체 호황이라는 수혜를 받지도 못한채 간판을 내려야 했다.
현대전자로 간판을 갈아 달았지만 빅딜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현대전자는 인수 부채 10조원과 닷컴 버블 붕괴로 인한 D램 가격 하락으로 위기를 맞았다. 현대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에 반도체 사업부는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현대반도체의 몰락에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나왔다.
2001년엔 `하이닉스'로 사명을 바꾸고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다.
채권단과 노사가 고강도 자구 노력을 기울였다. 충북도민들도 위기의 하이닉스 살리기에 나섰다. 도민들은 `하이닉스 주식갖기 운동'에 동참하는 등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 정·재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두영 공정한 세상 운영위원장은 “하이닉스는 당시 세계 반도체 업계의 과당경쟁으로 자금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고 미국 통상압력으로 정부와 채권단이 경쟁사인 마이크론사에 헐값으로 매각하려 했다”며 “충북도민들이 총궐기해 `하이닉스 해외 헐값매각 결사반대투쟁'을 전개해 독자적 회생의 길을 찾게 됐다”고 회고했다.
2007년에는 하이닉스가 수도권 규제 완화로 경기도 이천에 낸드플래시 팹(공장)을 건설하려다 다시 충북의 거센 반발을 샀다. 결국 회사는 이천공장 신증설 대신 청주 3공장 건설을 최종 결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하이닉스는 2012년 SK그룹에 인수 합병된다. 이른바 ‘SK+하이닉스’를 통한 SK하이닉스의 새로운 출발이었다.
이렇게 출범한 SK하이닉스는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과감한 결단과 적기 투자로 갖추게된 탄탄한 체질은 실적으로 고스란히 반영돼 나타났다.
2011년 10조300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1년 42조9000억원으로 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00억원에서 12조4000억원으로 34배가 증가했다. 편입 당시(2012년 2월14일) 16조원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은 2026년 4월20일 기준 831조원으로 커졌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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