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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브릿지 칼럼] 교육재정 혁신과 ‘대학도시’ 비전

최근 반도체·AI 첨단 산업 인력난이 심화되자 기업들이 사내 대학으로 인재를 직접 육성하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물어보자. 사내 대학만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가? 기업 교육은...

[브릿지 칼럼] 교육재정 혁신과 ‘대학도시’ 비전

브릿지칼럼

[브릿지 칼럼] 교육재정 혁신과 ‘대학도시’ 비전

김헌영 중앙라이즈위원장 전 강원대총장

배포일

2026-03-25 14:02

수정일 2026-03-25 14:02

발행일 2026-03-26

19면

김헌영 중앙라이즈위원장 전 강원대총장

최근 반도체·AI 첨단 산업 인력난이 심화되자 기업들이 사내 대학으로 인재를 직접 육성하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물어보자. 사내 대학만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가? 기업 교육은 자사 기술에 최적화된 맞춤형 인재를 키우는 훌륭한 전술이지만, 국가 전체의 전략적 승리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파괴적 혁신, 융합적 사고, 기초 연구는 여전히 대학이라는 플랫폼 위에서만 가능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업 교육의 확대를 넘어 대학과 기업, 지역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대학도시’로의 대전환

이다.

1972년의 옷을 입고 2026년을 달리는 교육 재정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025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평가에서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67개국 중 27위인데, 대학교육 경쟁력은 58위에 불과하다. 초·중등교육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최고 수준인데, 왜 대학만 가면 경쟁력이 급락하는가? 원인은 명확하다.

재정 투자의 불균형

이다.

1972년 제정된 현재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은 내국세의 20.79%를 초·중등교육에 배분하는 구조다. 이 덕분에 초·중등교육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해왔다. 그런데, 학생 수가 폭발하던 산업화 시대에 만든 50년 전의 옷을 인구 절벽과 AI 대전환의 시대인 지금도 억지로 입고 있는 형국은 아닌가 질문하게 된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에 이 낡은 칸막이식 재정 구조를 고집하는 것은 국가적 직무유기다.

이는 초·중등 예산을 빼앗아 대학에 주자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교육재정 전체를 ‘생애주기별 인재 투자’ 관점에서 재설계하자

는 것이다. 유·초·중등교육 단계의 기초 체력 위에 고등교육의 전문성을 입히는 유연한 재정 운용만이 국가경쟁력과 대학경쟁력의 간극을 메울 유일한 해법이다.

‘대학도시’ 구축을 위한 핵심 과제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몇 가지 핵심 과제를 제안한다.

첫째, 공간의 혁신이다.

대학이 담장을 허물고 지역의 기업, 주거, 문화가 융합된 ‘오픈캠퍼스’로 거듭나야 한다. 유휴 부지를 민간에 개방하여 기업 연구소와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그 수익을 교육과 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캠퍼스 안에 주거·문화·보육 시설이 공존하여 도시 기능이 완결될 때 지역 소멸을 막는 방파제가 된다.

둘째, 대학과 지역 교육의 수직적 통합이다.

대학의 첨단 인프라와 전문 인력을 활용해 지역 초·중·고생에게 AI·코딩 등 미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대학이 양질의 교육을 직접 공급할 때 학부모의 수도권 이탈과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다.

셋째, 하이브리드 시너지 창출이다.

기업의 실무 교육과 대학의 이론·연구 역량을 결합해야 한다. 캠퍼스 내 사내 대학 유치와 커리큘럼 공동 설계를 통해 현장성과 학문적 깊이를 함께 확보해야 하며, 대학이 기업의 R&D 전진기지가 되어야 한다.

넷째,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이다.

2025년부터 시행 중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가 성과를 내려면, 지자체가 대학을 지역 발전의 핵심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 용적률 상향, 인허가 간소화 등 과감한 행정 지원이 필수적이다.

대학은 소멸해가는 지방의 새로운 심장이다. 50년 넘게 지속된 칸막이식 교부금 체제와 규제의 모래주머니를 차고서는 AI 시대의 글로벌 경쟁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

김헌영 중앙라이즈위원장 전 강원대총장

비바100/기획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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