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계미술관서 마을학교 전시회, 의성 미래교육지구 학생 251명 참여
야생화·탐조·목공·마을 풍경 등 전시…수업 과정도 함께 공개
▲ 25일 의성 안계미술관에 단북마을학교 학생들이 플라스터로 만든 손 없는 석조여래입상의 손 조형물(왼쪽)과 단촌마을학교의 시·그림 그리기 프로그램 진행 과정 및 단촌 풍경을 담은 엽서(오른쪽)가 전시돼 있다. 김동현 기자 jhass80@kyongbuk.com
한쪽 벽에는 아이들이 빚은 손 조형물이, 다른 벽에는 아이들이 기록한 마을 풍경이 빼곡하게 걸렸다.
25일 의성 안계미술관에서 만난 풍경이다.
단북마을학교 학생들은 손 없는 석조여래입상을 살펴본 뒤 플라스터로 ‘손’을 만들었고, 단촌마을학교 아이들은 시와 그림 활동 과정, 자신들이 바라본 단촌 풍경을 이미지와 엽서로 남겼다.
지난해 3월 대형산불을 겪은 의성에서 아이들이 자신이 사는 마을과 자연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곳에서 보고 배운 시간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의성미래교육지원센터(센터장 이윤정)가 마련한 ‘2026 의성미래교육지구 전시회’는 지난 22일 문을 열어 오는 10월 16일까지 이어진다.
구천·금성·단촌·단북·도동·봉양온누리·사곡·안계·의성가온·점곡·하봄 등 11개 마을학교 학생 251명이 참여해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 제목 ‘풀벌레 소리 듣고 싶어요’는 점곡면 산불 피해지역에서 씨앗공을 던지며 올린 축문에서 가져왔다.
당시 점곡마을학교 학생 15명 안팎과 점곡면 주민자치회, 가톨릭농민회 점곡지회, 산불 피해 주민 등이 씨앗공을 던지며 뜻을 함께했다.
축문에는 산불로 사라진 풀과 벌레, 짐승을 떠올리며 새까맣게 타버린 산과 들에 씨앗공을 던지고, 다시 곳곳에서 풀벌레 소리가 들려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그 바람은 아이들이 의성의 자연과 자신이 사는 마을을 다시 바라보는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
산불 피해나 자연 회복 자체를 작품으로 표현한 전시는 아니며, 학생들이 주변 자연과 지역을 알고 관심을 갖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마음을 풀어낸 방식은 마을학교마다 달랐다.
▲ 의성미래교육지구 마을학교 학생들이 안계미술관 ‘풀벌레 소리 듣고 싶어요’ 전시장에서 흙을 손으로 빚어 씨앗공을 만들며 참여형 전시를 체험하고 있다. 의성미래교육지원센터 제공
점곡마을학교는 씨앗공을 던질 때 올렸던 축문을 족자로 만들어 미술관 입구에 내걸었다.
구천마을학교는 야생화를, 점곡마을학교는 탐조 활동을 통해 가까운 자연을 기록했다.
▲ 25일 의성 안계미술관에 의성가온마을학교 학생들이 목공 체험으로 만든 강아지 모형과 쓰레기통 만들기 수업 과정을 담은 영상이 함께 전시돼 있다. 김동현 기자 jhass80@kyongbuk.com
의성가온마을학교 공간에는 학생들이 목공 체험으로 만든 강아지 모형이 놓였고, 옆 모니터에서는 쓰레기통 만들기 수업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완성된 결과물뿐 아니라 아이들이 배우고 만드는 과정까지 전시의 일부가 된 셈이다.
관람객에게도 전시는 열려 있다. 야생화와 탐조 활동 결과에 스티커를 붙이고, 전시 소감과 응원을 캡슐상자에 남기거나 직접 씨앗공을 만드는 등 3가지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전시장에서 새로 만든 씨앗공은 오는 10월 17일 점곡축제 때 다시 산으로 향한다.
▲ 22일 옛 목욕탕을 리모델링한 안계미술관에서 열린 ‘2026 의성미래교육지구 전시회’ 오프닝 행사에서 의성i행복합창단이 파란 타일 욕조를 무대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의성미래교육지원센터 제공
아이들의 작품이 놓인 안계미술관에는 옛 목욕탕의 흔적도 남아 있다.
안계면의 옛 목욕탕을 리모델링한 공간으로, 오프닝 행사에서는 파란 타일 욕조 주변에서 뮤즈앙상블과 의성i행복합창단이 공연했다.
의성군과 경상북도의성교육지원청, 마을학교, 지역 주민, 청년 예술가 등도 함께했다.
최유철 의성군수는 “이번 전시회는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마을 전체가 배움터가 되는 의성미래교육지구의 훌륭한 결실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지역 안에서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