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농촌경제연구원 부지에 들어선 홍릉 서울바이오허브. 아이디어를 가진 바이오 연구자나 초기 창업기업이 실제 비즈니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창업 인큐베이터다. [사진 서울바이오허브]
청량리 재개발 6구역. 차량이 통행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에 노후 주택들이 모여있다. 최준호 기자
서울 홍릉 회기로는 과거와 현재·미래가 뒤엉킨 듯한 공간이다. 흔적만 남은 와인 샵 간판, 페인트가 벗겨지고 비어버린 상가, 차량이 들어서지도 못할 주택가 골목…. 하지만 왕복 5차선 도로 맞은편으론 국방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산림과학원·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첨단 국가 연구소들이 나란히 서 있다.
한때 명성황후의 능이 있었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홍릉. 고종 승하 후 능은 남양주 금곡으로 옮겨갔지만, 한 세월이 흐른 뒤 이곳은 과학입국의 성지로 재탄생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대한민국 최초의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KIST가 들어서면서부터다. 그때만 해도 홍릉은 대한민국의 미래였다. 중공업을 일으킨 포항제철 설립의 구상도, 미사일 등 자주국방 무기들을 개발한 국방과학연구소(ADD)도 여기서 출발했다. 다시 세월이 흘렀다. 삼성·현대·SK 같은 기업들이 글로벌 거인으로 성장하며 자체 연구소를 세우고 인재를 흡수했다. 그사이 정부 연구소들은 대전 등지로 하나둘 떠났다. 남은 연구소의 역할은 예전만 못했고, 주변 상권은 노후화됐다. 대한민국 성장의 엔진이었던 홍릉은 그렇게 도시의 섬처럼 고립되며 늙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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